[코로나 이후 골목상권][르포]코로나에도 '선방'했다는 금천구 골목상권 가보니…"그래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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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03-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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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선방했다지만 남는 건 없어"

  • 주거단지 많고 재난지원금 수혜 입어

서울시 금천구 시흥1동에 위치한 골목상권.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금천구 상권이 선방했다구요? 다들 힘든 거 같은데 신기하네요."

지난 18일 서울시는 서울시내 전체 총 1009개 골목상권의 월평균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골목상권 10곳 중 4곳(41.3%)이 코로나 전 대비 매출이 상승·유지했다고 밝혔다. 그중 금천구는 29개 골목상권 중 20개소(69%)가 매출이 상승했거나 유지하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선방'한 구로 꼽혔다.

24일 방문한 금천구 골목상권의 상인들은 모두 금천구 상권이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선방했다는 사실에 놀란 모습이었다. 골목상권 '맛나는거리' 상인회 관계자는 "우리는 다들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 '영업제한' 때문에 대부분 업종이 매출이 좋지 않았다"며 "서울시가 뽑은 선방한 골목상권에 우리는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음식점은 대부분 매출이 반으로 줄어들었고 아르바이트를 쓰던 업장은 사장이 직접 하는 체계로 바뀌었다"며 "그러나 배달하는 곳은 상황이 좀 낫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 관계자도 선방 골목상권 업종으로 배달이 가능한 업종을 꼽았다. 시 관계자는 "치킨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이 포장과 배달이 쉬운 업종이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위기대응이 수월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달하는 업종 상인들은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늘어난 매출이 이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상인도 있었다. 금천구에서 배달전문 피자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에는 배달이 늘어 매출도 소폭 늘었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 서비스를 더 주는 등 더 신경을 썼고 배달 아르바이트도 쓰다 보니 2019년보다 이익이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업체 경쟁 등으로 서비스를 더 제공한 데다 배달이 늘어나는 만큼 인건비도 많이 들어 늘어난 만큼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는 설명이다.

앞선 서울시 조사에서 선방한 서비스 업종 2위에 꼽힌 복권방도 복권매출은 상승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천구에서 복권방을 운영하는 B씨는 "2019년 대비 지난해 복권 매출은 10% 올랐다"며 "코로나19로 힘들고 여행도 못 다니다 보니 기분 전환으로 복권을 많이 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껌이나 초콜릿 등 간식도 같이 파는데 이런 간식들은 전혀 팔리지 않았다"며 "전체 매출은 떨어졌다"고 말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천구에는 주거단지가 많아 주민들 유동인구가 많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관광상권 등이 침체한 것과 반대로 거주자들이 주변 상권을 이용하다 보니 타격을 덜 받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재난지원금 등을 거주지에서 사용하면서 상권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의류판매점 대표는 "지난해 우리 매장 매출은 감소하긴 했지만 다른 곳에 비해서는 버틸 만했다"며 "특히 지난해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당시에는 매출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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