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디어 기업' 꿈꾸는 KT "2023년까지 대작 100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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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1-03-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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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23일 미디어 콘텐츠 사업전략 발표

  • 선순환 수익구조 강화..."메타 플랫폼으로 도약"

  • 2023년까지 원천IP 1000개 확보...K콘텐츠 확대

  • 개방·공유·육성 등 '위드 KT'로 K콘텐츠 위상↑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 미디어콘텐츠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KT 그룹에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이 있다. 여기에 콘텐츠를 얹고, 인공지능(AI) 등 ICT 기술과 1300만명 가입자를 더하면 콘텐츠 사업에서도 KT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이제는 콘텐츠로도 돈을 벌 수 있는 때가 됐다고 결론 내렸다."

구현모 KT 대표는 23일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 말까지 총 1000개에 달하는 원천 IP(지식재산권)와 총 100개 오리지널 대작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KT는 이를 위해 약 4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날 행사에는 구 대표와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 윤용필·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제작부터 투자회수까지 탄탄한 선순환 구조"
KT의 미디어 사업 전략 핵심은 KT스튜디오지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신설한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법인으로, KT그룹 내 9개 콘텐츠 계열사의 미디어 사업 전반을 아우른다. 

현재 KT그룹은 원천 IP를 보유한 스토리위즈부터 스카이티비(skyTV) 등 실시간 채널, 13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올레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모바일동영상서비스(OTT) 시즌, 음원유통 플랫폼 지니뮤직 등 다양한 미디어 전문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IP 확보와 콘텐츠 제작·유통 에 이르는 선순환 구조가 이미 KT그룹 내에 구축돼 있고, KT스튜디오지니는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맡게 된다. 

KT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와 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이 콘텐츠는 스카이티비 실시간 채널과 올레tv, 스카이라이프에서 유통된 뒤 KTH와 시즌 등에서 후속판권 유통이 이뤄진다. 또, 지니뮤직을 통해 OST 등을 활용한 콘텐츠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KT는 2023년 말까지 약 4000억원을 투자해 원천 IP를 1000개 이상 확보하고, 총 100개 대형 드라마 타이틀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제작 중인 첫 작품은 올해 하반기 중 공개될 예정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KT는 콘텐츠 투자를 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투자 회수가 가능한 구조를 갖춘 기업"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투자 예정인 금액은 국내 콘텐츠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규모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다져온 KT의 1300만 고객 빅데이터도 강력한 무기다. 미디어 빅데이터는 감독과 작가, 출연진 등의 기본정보와 KT만이 보유한 장면분석 정보를 결합한 콘텐츠 데이터에 초 단위의 콘텐츠 시청 집중도와 유지율, 콘텐츠 이용패턴(실시간 방송유입 및 이탈, TV UI 이용로그 등)과 같은 시청 데이터를 더했다. KT 측은 "미디어 업계의 일반적인 실시간 방송 시청률 샘플링 데이터의 약 3000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KT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등급을 구성해 K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용한다. 실제로 지난해 방송됐던 tvN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경우 KT는 방송 전 자체 분석 결과 흥행 1등급을 예상했다. 실제 방송 이후 시청자 반응 역시 뜨거웠다. KT스튜디오지니는 제작된 콘텐츠는 물론 제작 예정인 콘텐츠 역시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장르, 배우, 소재를 구상하는 단계에서도 활용한다.

그간 플랫폼 중심의 미디어 사업을 추진했던 KT가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는 최근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자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플랫폼을 운영하며 가입자와 콘텐츠를 모두 흡수하고 있다. 강국현 사장은 "국내 양질의 콘텐츠가 모두 넷플릭스로 빨려들어가는 시점에서 플랫폼 사업에 집중해 왔던 KT 역시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용필·김철연 KT 스튜디오지니 공동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 미디어콘텐츠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글로벌 사업자부터 국내 제작사까지 열린 협업 지향"
KT는 기존 콘텐츠 사업자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위드KT(With KT)'를 꼽았다. KT는 그룹 내 자회사 간 협력은 물론, 국내외 유력 제작사와 플랫폼 사업자들과도 개방형 협력을 지향한다는 목표다. 일반적인 콘텐츠 공동 투자나 장기적인 제휴 등 협력 방식도 다양하게 열어둘 계획이다. 현재 KT는 주요 제작사 10곳 이외에 중소 규모 제작사 10곳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IP를 모두 독점하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와 달리, KT는 IP는 물론 수익도 제작사나 파트너와 함께 공유한다. KT는 KT가 보유한 원천 IP로 제작된 콘텐츠라도 KT 미디어 플랫폼에만 독점 공급하는 방식은 지양한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스튜디오지니와 KT플랫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스튜디오지니가 만든 콘텐츠라도 그 콘텐츠가 빛날 수 있는 다른 플랫폼이 있다면 그곳에 유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국내 창작자 육성에도 앞장선다. 신진 창작자와 제작사를 발굴해 올레tv와 시즌에서 방영될 쇼트폼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이를 토대로 향후 대작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메가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열린 파트너십을 지향한다는 차원에서 KT는 디즈니플러스와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강국현 사장은 "아직 공식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디즈니플러스와) 글로벌 시장으로 콘텐츠를 유통하거나 공동 투자를 하는 등 다양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콘텐츠 사업에서 상생과 협력을 강조한 배경에는 KT가 미디어 부문에서 다져온 자신감도 있지만, 국민기업으로서 국내 콘텐츠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한다는 책임감도 한몫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과 수요가 커지면서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정작 국내 중소 제작사들은 OTT 사업자들과 협업할 기회도 얻기 힘든 실정이다.
 
구현모 대표는 "KT는 콘텐츠 사업에서 절대 혼자 가지 않겠다"며 "국내 콘텐츠 생태계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국내 사업자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등 함께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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