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맹의 귀환] ② 바이든, 중동에서는 우방과 갈등해결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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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2-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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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들어선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 키워드는 '동맹'이다. 그러나 중동 지역에 한해 동맹 문제는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오래된 적대국이었던 이란과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되살려야 한다. 반면 우방으로 분류되는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과 인권 문제 등으로 바이든 정부와는 다소 껄끄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국제전문 에디터 데이비드 가드너는 칼럼을 통해 "바이든 정부는 중동에서 동맹들과 더 많은 문제를 맞닥뜨릴 수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터키, 사우디,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무자비한 행위들을 감싸줬지만 이와 다르게 바이든 정부는 이들 국가 지도자들과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법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 부패 혐의와 관련된 두 번째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네타냐후 불화설 일축···"양국 긴장은 더 커질 것" 
취임 뒤 한 달이 되어 가도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았다. 취임 뒤 우방들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이어가면서 이른바 동맹 연대를 구축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로는 예외적인 것이다.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나치게 밀착했던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시선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외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통화 순서에서 밀린 것은 중동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취임 후 불과 이틀 만에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정부가 이란 핵 합의를 복원, 이스라엘의 서안 정착촌 건설에 반대 등으로 이스라엘과의 동맹 관계를 시험대에 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정부의 '패싱' 논란에 사실이 아니라면서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5일 이스라엘 TV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워싱턴에 이스라엘 외교 대표로 가 있고, 그가 젊은 델라웨어 상원의원이던 시절부터 우리는 거의 40년 동안 매우 강한 우호 관계를 맺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부분에 대해 동일한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동맹은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과 팔레스타인 현안에 대해서는 시각의 차이도 있다고 인정했다. 로이터는 이란 핵협상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들이 국가 지위를 얻으려는 곳에 대한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 등에 대한 이견 탓에 양국 동맹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가 곧 통화할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날짜를 못박지는 않았다. 

가드너 에디터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과의 갈등, 민족주의 문제 속에서 많은 이득을 얻었다"면서 "반면 오바마 정부의 귀환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든 정부 하에서 이같은 이스라엘의 입장은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미국의 산적한 외교문제 속에서 이스라엘의 문제가 주요 과제로 다뤄지지는 않을 수 있지만, 양국 간 관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가드너 에디터는 덧붙였다. 
 
사우디 인권문제 등 동맹 간 장벽될 것 
사우디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후보 당선 직후부터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우디는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지만,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는 사우디의 반발에도 이란과 핵합의를 밀어붙이면서 관계가 멀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첫 해외 방문국으로 사우디를 선택했다. 이후 사우디는 대규모 무기 구매, 대이란 압박,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 등으로 트럼프 정부와 각별한 관계를 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군에 대한 미군의 지원을 중단하라는 상·하원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인도적 위기를 걱정하는 국제사회의 우려도 모두 무시됐다. 

무기 판매도 이어졌으며,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2018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우디 공작원들에게 피살됐고 배후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라고 지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부각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에 의해 암살됐다고 믿고 있다고 미국 현지 언론은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말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무기 수출을 잠정 중단하고 기존 수출 계획도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강조 역시 양국 간의 관계는 과거보다 소원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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