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트럼프 탄핵'?...민주 '재선 출마 막아라' vs 공화 '선거 지원 받아라'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2-08 18:20
9일 美상원 탄핵심리 개시...일주일 내 마무리할 듯 트럼프 탄핵 가결 난망...공직 금지에 초점 맞출 듯 공화, 다시 트럼프로...낙선운동 복수 꿈꾸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시도도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민주와 공화 양당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의회에선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재선 출마는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는 살아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사진=신화·연합뉴스]

 
부양책 급선무에 일주일만 신속 처리...탄핵은 못해도 출마는 막아야

7일(현지시간) CNN과 더힐 등 외신들은 오는 9일 개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상원의 탄핵 심리가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 '초고속 심판'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는 앞서 지난해 초 진행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첫 번째 탄핵심리가 3주가량 걸렸던 것과 대비하는 모양새다.

이와 같은 '초고속 탄핵 심리'는 탄핵소추안을 제기한 민주당의 의지가 작용한 가운데, 공화당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탄핵소추위원들 사이에서 작년 탄핵 심리의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크게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반복적인 증인 채택 거부 등 트럼프 측의 각종 방해 공작으로 '러시아스캔들' 혐의를 밝히려던 탄핵 심리가 지나치게 늘어진 탓에 공화당원들과 배심원들을 지루하게 했고, 이 여파로 결국 탄핵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탄핵위원들은 간결한 주장과 풍부한 증거를 바탕으로 속전속결 심리를 진행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증인 채택 절차도 생략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증인 참석 요구를 거부하면서 더 확실하고 중요한 증인을 찾을 수도 없을 뿐 더러, 이미 지난 1월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폭력 난입 사태 모습은 각종 영상 자료로 풍부하게 남아있기에 증거 또한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 측은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가 들어서며 의회가 처리할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트럼프 탄핵 심리로 시간뿐 아니라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돌아선 측면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통합'(Unity)을 전면적인 기치로 내건 상황에서 여론을 극심하게 분열시키는 트럼프 탄핵에 매달릴 이유가 없을 뿐 더러, 내각 인사청문회와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경기부양책 도입은 급선무로 꼽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미국구조계획'으로 명명하고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원안 규모 그대로 빠르게 통과시켜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으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 역시 '향후 2주 안에 상·하원 표결을 마무리짓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 측은 향후 상원의 탄핵 표결에서 17명의 공화당 이탈표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플랜B'도 준비하고 있다.

탄핵안과는 별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공직 출마를 막는 별도의 투표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는 공직자가 폭동이나 반란에 관여할 경우 누구든지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내용인 미국의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근거한 것으로, 상원 과반 찬성만으로 통과가 가능하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사진=EPA·연합뉴스]

 
'복수' 꿈꾸는 트럼프...공화당은 내분 가속화

반면,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 탄핵안으로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지난달의 의사당 폭력 사태를 다시 끄집어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여전히 일부 유권자들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여전한 상황은 오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파를 되찾아와야 하는 공화당으로선 버릴 수 없는 자원이다.

자칫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후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독립 정당을 설립해 유권자를 떼어간다면, 공화당으로선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실제 더힐이 지난달 28~29일 유권자 9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340명 중 6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탄핵 심리를 앞둔 공화당은 내분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3일 공화당 하원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공화당 내 트럼프 세력과 탈(脫) 트럼프 세력의 충돌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의총에서는 지난달 하원의 탄핵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리즈 체니 하원의원에 대한 의총 의장직 박탈 투표를 진행했으며 145대 61로 부결하며 탈 트럼프 세력의 승리로 비쳐지기도 했다.

반면, 이튿날 하원에선 대표적인 트럼프 인사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에 대한 상임위원 자격을 박탈하는 투표를 진행했는데, 공화당 소속 의원은 고작 11명만 투표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대부분이 사실상 친트럼프 세력을 보호한 것이다.

해당 투표는 하원의회 내부에 극우 음모론 집단인 큐애넌의 신봉자인 친트럼프 인사들이 의회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의회의 배반자'이며 이들을 의회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의혹에 따라 진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론 공화당의 트럼프 재신임을 확인한 모양새만 됐다.

이에 대해 CNN은 "지난 4년 동안 트럼프의 거짓말과 음모, 혐오 범죄를 바로 잡으려는 시도를 거부한 공화당이 또 한 번 기회를 날렸다"고 지적했으며, 민주당 하원 의총 의장인 하킴 제프리스 의원은 "링컨(공화당의 상징)의 당은 사라졌다. 공화당은 마저리 테일리 그린의 당이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체니 의원은 오히려 지역구인 와이오밍주 지구당에서 불신임안이 제기되는 등 트럼프 지지세력들로부터 강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에게 2022년 선거에서 공화당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탄핵 절차 마무리 이후 자신에 대한 탄핵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진행해 복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사진=AP·연합뉴스]


컴패션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