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오바마 "플로리다 이기면 게임오버"…달아오르는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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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0-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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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클린턴에게 돌아섰던 선거층 잡는 게 급선무

“만약 플로리다가 민주당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선거전은 이미 결판난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4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 교사 노조를 위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선거 당일 플로리다에서 민주당이 이긴다면, 나머지 결과는 보지도 않고 편하게 잠자리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대선에서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미국 대선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가 팽팽히 맞서는 지역에 막판 화력을 퍼붓고 있다.

미국 대부분의 주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의 색깔이 확실하다. 그 때문에 후보들은 나머지 10개 남짓한 이른바 경합 주 유세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이들 중에서도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는 핵심 경합 주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대선 때마다 민주당과 공화당에 번갈아 표를 준 것은 물론 다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우세가 대선 승리로 이어질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에 성공할지 여부는 이들 격전지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오바마가 뛰어든 '플로리다', 이번엔 바이든?

플로리다는 일찌감치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이 가장 공을 들이는 격전지로 부상했다. 2008년과 2012년 모두 민주당을 선택했던 플로리다는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택했다. 우선 선거전 초반에는 민주당원들의 투표율이 월등히 높다. 그러나 최근 시작된 직접 사전투표에는 공화당원도 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플로리다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지난해 주소지를 플로리다에 위치한 자신의 별장 마러라고로 옮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투표 과정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내보내면서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플로리다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이다. 과거 승리를 거뒀던 경합 주들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무려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패배할 경우 승리의 가능성은 거의 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방송 CBS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의 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51%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48%)과 3% 포인트 차에 불과하다.

물론 민주당 역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내세워 플로리다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의 데이터 회사인 타깃스마트의 톰 보니어 대표는 “2016년 대선 당신 힐러리 클린턴은 오바마 당시 민주당을 지지했던 이들을 제대로 뭉치게 하지 못했다. 특히 어린 흑인 남성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면서 "바이든 캠프는 이 점을 명확히 파악했으며, 이번에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은 이제 조기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백인 투표자들이 막판에 몰려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화당의 데이터 애널리스트인 라이언 타이슨은 "바이든은 흑인과 히스패닉의 표를 충분히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마이애미에 오바마 전 대통령을 부른 이유가 그 때문이다. 정확히 말해 오바마의 (바이든) 구조작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캠페인은 후반으로 갈수록 표 결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캠프 내 플로리다 담당자인 수지 윌스는 폴리티코에 "공화당식 전략이 (민주당보다) 낫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역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초반의 승기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윌스는 지적했다.

한편, 폴리티코는 "플로리다 사전투표율은 7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미국 대선 최고의 격전지 결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마음 급한 트럼프 경합 주 몰아치기 유세 

24일 기준으로 이미 5650만명이 투표를 마쳤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더 빨라지고 있다. 토요일 플로리다에서 투표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위스콘신 등 3개 경합 주로 향했다.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곧 끝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바이든 후보는 팬데믹을 막기 위한 강력한 봉쇄로 실업률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하이오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겐 10일이 남아 있다. 난 걱정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전국 지지율에서 뒤지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5곳 이상의 유세를 돌면서 막판 선거운동에 열을 올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지를 잘 드러내준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대표적인 경합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2차례 유세를 했으며, 25일에는 일정을 비웠다.

20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는 1992년부터 2012년까지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 그러나 2016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7~8% 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경합 주 유세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건 위기를 불러왔다고 재차 비판하면서, 올겨울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25일 기준으로 85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대표적 경합 주인 오하이오,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에서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보도했다. 이런 팬데믹 악화가 과연 투표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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