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민간단체, '北 인권조사' 논쟁 중…"정부, 北 인권정보 독점 우려"

정혜인 기자입력 : 2020-09-16 17:27
통일부 "NKDB, 조사규모 축소 방침 不수용, 사업 불참 의사" NKDB "조사 미참여 의사 전달 안해, 규모 축소 방침만 거부"
북한 인권실태조사 문제를 두고 민간단체와 통일부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통일부는 비영리 민간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통일부가 북한 인권실태조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는 주장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NKDB 측은 이날 오후 통일부 입장에 대한 반박 자료 배포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북한 인권 조사 기관 중 유일한 민간단체인 NKDB를 제외하는 등 북한 인권정보를 정부가 독점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하나원 교육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북한 인권실태조사에는 그동안 NKDB와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통일연구원·유엔서울인권사무소 등이 참여했다. NKDB는 북한 인권실태조사에 참여한 유일한 민간기관이다.

통일부는 이날 “NKDB가 21년간 해온 북한 인권 조사를 중단시켰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조사 대상인 탈북민의 조사 인원을 일부 축소했다고 해명했다.

통일부는 “탈북민(탈북민) 입국자 수가 계속 감소하면서 북한 인권실태조사에 참여하는 탈북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탈북민 교육생들이 조사인원 중복 등으로 피로감을 호소했고, 적응교육에도 차질을 빚음에 따라 올해부터 하나원 교육생 대상 조사 인원을 30%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는 조사에 참여하는 모든 기관에 공통으로 적용됐고, 현재 이를 수용한 기관들의 하나원 교육생 조사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NKDB의 북한 인권실태조사를 일방적으로 막은 것이 아니라 단체 측이 정부의 조사규모 축소 방침을 수용하지 않고, 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조사기관에서 제외된 것이란 얘기다.
 

[사진=통일부]


통일부는 NKDB가 이미 다른 기관들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뒤늦게 조사규모 축소 방침을 수용하고 조사사업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다른 조사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NKDB 측은 통일부의 조사규모 축소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을 뿐 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밝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존과 같은 규모로 조사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또 통일부가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조사용역 계약은 매년 2~3월쯤 통일부와 협의를 거쳐 체결해 왔다”면서 “협의를 계속하다 지난 3월 10일 방침 수용 의견을 전달했고, 이 시점까지 통일부가 계약기한이나 계약 시점을 공지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윤여상 NKDB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일부의 요구를 수용해 북한 인권실태조사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뜻을 담당 부서인 북한인권과에 전달했고, 해당과는 인권조사 체계 일원화를 위해 하나원 조사 업무가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로 이관됐고, 앞으로 북한 인권실태조사 계약은 북한인권기록센터와 체결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조사 계약 체결 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고, 17일에 NKDB의 조사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결정을 통일부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인권기록센터 측도 NKDB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 없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윤 소장은 통일부가 통일연구원을 조사수행기관에 재포함하면서 조사 중복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논란의 책임을 통일부로 돌렸다.

그는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직후 결정된 내용과는 달리, 2018년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의 결정에 따라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하나원 탈북민 정기 조사에 추가로 참여하게 됐다”면서 “통일부가 주장하는 조사 참여자 중복과 피로도 증가는 기존 협의와 달리 통일연구원의 정기 하나원 조사 참여를 추가 허용함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영호 NKDB 이사장은 “통일부가 북한 인권에 관심을 두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탈북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북한 인권정보를 정부가 독점하고자 하는 태도는 적지 않은 폐단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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