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시행 1개월-르포] 서울·세종 한달만에 1억씩↑…"보증금·월세 모두다 올랐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지연 기자
입력 2020-09-02 1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물건 나오면 보지도 않고 잡는다"...체감 전세난 2015년 이후 최악

  • 세종 전셋값(전용 84㎡), 두달새 2.5억→3.3억…"호가 급등에 전화 문의 뚝"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과 세종에서 전월세 계약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1∼30일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078건으로, 7월(1만1600건)과 비교해 47.6% 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저 기록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전세요? 없어요, 없어."

1일 찾은 서울 송파구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세를 구하러 왔다"는 말에 "다 나갔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 중개업소 배후에는 5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 5개(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 2만4693가구가 있어 평소 집을 구하는 사람들의 유입이 활발한 편이다.

6개월 전만 해도 빼곡하게 찼던 매물 게시판은 듬성듬성 이가 빠진 것처럼 보였다. 이유를 묻자 전세를 문의하는 손님을 5명이나 그냥 보냈다는 한 중개업소 관계자의 푸념이 돌아왔다 . 실제 이 중개업소 유리창에는 아파트 전세 안내 포스터 대신 '상가 급매' 포스터가 도배됐다.

다른 중개업소 표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를 주 거래로 하는 J공인중개업소는 최근 상가와 하남 미사·다산 신도시 일대 아파트, 토지를 중개하고 있다. J사무소 관계자는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전세는 그나마 1~2건 나와있는데 반전세와 월세인 데다가 보증금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 중개업소는 외벽에 붙은 포스터는 4개였는데 2개가 상가급매 물건이었다. 나머지 16개 칸은 비어있었다.

1만 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세매물도 상황이 비슷하다. 전세매물이 지난달 초 607건에서 최근 39건으로 93.6%나 줄었다.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같은 기간 362건에서 41건으로 88.7% 급감했다. 헬리오시티 인근 C공인 중개업소는 "세입자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거래가 가능한 전세물건이 줄었다"면서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을 미리 걸어놓을테니 물건이 나오면 제발 알려만 달라고 읍소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주말에는 물건이 나오자마자 2시간 만에 계약이 되는 바람에 하남에서 신혼부부가 총알 택시를 타고 왔다가 빈손으로 되돌아갔다"고 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60㎡(전용)는 지난 3월 보증금 5억7000만원에 월세 32만원(9층)에서 지난 7월 보증금 5억6000만원에 월세 72만원(11층)으로 40만원 올랐다.

강남구 대치삼성 97.35㎡(전용)는 지난 7월 보증금 7억5000만원에 월세 130만원(18층)에 임대차 거래가 됐는데, 한달 만에 보증금이 1억원이나 올라 지난 8월 보증금 8억5000만원, 월세 140만원(4층)에 계약서를 썼다. 송파구 잠실엘스 84.8㎡의 경우 지난 6월 보증금 6억원에 월세 100만원(5층)에 임대차 계약을 했는데, 지난 7월에는 보증금 6억5000만원, 월세 100만원(10층)에 거래를 마쳐 보증금이 5000만원 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90.1로 지난 6월(163.8)보다 26.3이나 높아졌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까지로 100을 넘으면 전세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190.1은 최악의 전세대란이 일어났던 2015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행정수도 이전 얘기가 나왔던 세종에서도 전세 과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 도담동 김동호 대한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행정수도 이전론이 나온 7월 20일 전후로 하루에 20~30통씩 오던 전화가 지금은 5통도 안 온다"면서 "호가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오르면서 그나마 얘기되던 전세도 거래가 끊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부동산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따르면 현재 새롬동 '새뜸마을 1단지 메이저시티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의 전세 호가는 3억3000만원으로 지난달 거래된 2억4000만원보다 9000만원 올랐다.

인근의 새롬동 '새뜸마을 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60㎡의 전세호가 역시 지난달 거래된 2억원보다 7000만원이 오른 2억7000만원이다. 새롬동 '새뜸마을 11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 전세호가는 3억5000만원으로, 지난 6월에 거래된 3억원에서 5000만원이 뛰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98㎡는 지난 8일 보증금 3억6000만원의 신고가로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직전거래보다 8000만원가량 올랐다.

새롬동 세종참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홍기표씨는 "(올 상반기) 세종에 입주 물량이 많지는 않은 편이라 물건이 별로 없다"며 "여기에 요새 호가가 많이 오르면서 문의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