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종 전셋값, 두달새 2.5억→3.3억…"호가 급등에 전화 문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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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9-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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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까지 약 1만3000가구 대규모 분양 예고…"전세시장 잡힐 것"

 

[사진=박기람 기자]

"방문 손님은커녕 문의 전화도 뚝 끊겼어요. 세종 '행정수도 이전론'이 나온 7월20일 전후로 하루에 20~30통씩 오던 전화가 지금은 5통도 채 안 오는 상황이에요. 호가가 확 오르면서 가격 괴리감이 커지기도 했고, 전세물건 자체가 씨가 마른 탓이라고 봐야죠." (세종시 도담동 김동호 대한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지난 1일 찾은 세종시의 공인중개업체들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른바 '천도론' 여파로 인해 전세매물의 호가가 치솟으면서 세종의 전세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2차 확산 여파가 겹치며 거래절벽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김동호 대표는 "대부분의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그나마 나온 매물도 호가가 너무 높아 거래가 끊기는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세까지 겹치면서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새롬동 세종참공인중개사사무소의 홍기표 대표 역시 "(올 상반기) 세종에 입주 물량이 많지는 않은 편이라 물건이 별로 없다"며 "여기에 요새 호가가 많이 오르면서 문의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7월20일 직후부터 세종 전역에서 전세 호가와 실거래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여권의 천도론 제시는 가뜩이나 매물 부족에 시달리는 세종의 전세 시장에 투자·기대심리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다.

이날 네이버부동산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따르면 현재 새롬동 '새뜸마을 1단지 메이저시티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의 전세 호가는 3억3000만원이다. 지난 7월 초 거래된 2억5000만원에서 한 달 새 8000만원이 뛴 것이다. 

인근의 새롬동 '새뜸마을 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60㎡의 전세호가 역시 지난달 거래된 2억원보다 7000만원이 오른 2억7000만원이다. 새롬동 '새뜸마을 11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 전세호가는 3억5000만원으로, 지난 6월에 거래된 3억원에서 5000만원이 뛰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98㎡는 지난 8일 보증금 3억6000만원의 신고가로 전세 거래를 완료했다. 지난 3월 2억8000만원에 이뤄진 거래금액보다 8000만원가량이 오른 금액이다.

도담동 '도램마을 14단지 한림풀에버'의 전용 100㎡는 지난달 말 3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다. 이 평형은 지난달 27일 3억15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며칠 새 5500만원이 뛴 것이다.

세종의 전세 상황은 수치에서도 볼 수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세종의 아파트 전셋값은 1.4% 올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그럼에도 세종의 전셋값 폭증 현상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세종에 당장 다음 달부터 대규모 주택공급이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세종에는 1만3000가구가량의 공급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장 다음달부터 6-4생활권에는 3000가구가 입주에 나선다. 내년 2월부터 나성동(2-4생활권) 주상복합에는 5000가구가 들어선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 4-2 생활권에 들어서는 5000가구까지 합산하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남은 입주 물량은 약 1만3000가구에 달한다.

김동호 대표는 "전·월세 시장은 실수요자에 의해서 가기 때문에 대규모 물량이 투입된 내년 이후에 세종의 전세시장은 조정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바로 지금이 세종 전·월세 시장의 정점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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