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슈가(본명 민윤기)는 팀 안에서 가장 날카로운 언어와 가장 단단한 음악적 설계를 동시에 맡아온 인물이다. 리드래퍼이자 프로듀서로서 방탄소년단의 사운드를 안쪽에서 떠받쳐왔고 무대 위에서는 직선적인 톤으로 메시지를 밀어붙이는 래퍼로 존재해왔다. RM 제이홉과 함께 래퍼 라인을 이루지만 슈가의 랩은 특히 발음이 또렷하고 톤이 강해 한 번 꽂히면 쉽게 잊히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슈가'라는 이름은 설탕을 뜻하는 '슈가(Sugar)'에서 온 것이 아니라 농구 포지션인 '슈팅 가드(Shooting Guard)'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이후 인터뷰를 통해 '슈가'가 가진 '중독성'이라는 의미도 중의적으로 겹쳐 쓰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하나의 이름에 두 개의 뜻을 포개 놓은 셈이다.
슈가에게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어거스트 D. '대구에서 온 슈가'를 뜻하는 이 활동명은 방탄소년단의 슈가와는 다른 결의 자아를 꺼내 보이는 창구였다. 보다 거칠고 보다 직설적인 언어 그리고 자기 고백에 가까운 서사가 이 이름 아래에서 펼쳐졌다. 어거스트 D 명의로 발표한 작업들은 글로벌 차트에서 '슈가'가 아닌 '어거스트 D'라는 이름으로 기록되며 그의 또 다른 얼굴이 하나의 독립된 세계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슈가는 방탄소년단 멤버 가운데 최초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정회원으로 승격된 인물이기도 하다. 팀 내 메인 프로듀서로서 두 번째 미니 앨범 '스쿨 러브 어페어(SKOOL LUV AFFAIR)' 이후 꾸준히 자신이 만든 곡을 트랙리스트에 올려왔고 연습생 시절부터 하루에 한 곡씩 쓰는 식의 작업으로 실력을 쌓아왔다. 지금도 그는 창작을 일상처럼 이어간다. 에픽하이와의 협업을 비롯해 외부 프로듀싱 작업을 통해서도 자신의 이름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그의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국악 사운드다. 'D-2'의 '대취타'는 국악 대취타를 샘플링해 현대적인 힙합 트랙으로 재구성했고 '디데이(D-DAY)'의 타이틀곡 '해금'은 해금과 가야금 등 국악기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스튜디오 음원에서는 현대적 편곡 속에 녹아 있지만 라이브에서는 국악기의 음색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데뷔 초 공개한 믹스테이프 '싸이하누'에서 판소리 '적벽가'를 샘플링했던 시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전통 사운드는 그의 작업 세계에서 일관된 관심사였다.
래퍼로서의 슈가는 기술적 정밀함과 강한 전달력을 동시에 갖춘 타입이다. 빠른 속사포 랩에서도 모든 음절이 명확하게 들릴 만큼 발음이 정확하고 곡의 분위기에 따라 발음을 일부러 뭉개거나 극도로 또렷하게 만드는 톤 조절도 자유롭다. 라임 구성 역시 치밀하다. 한 곡 안에 여러 개의 라임 패턴을 촘촘히 쌓아 올리며 내적 라임과 외적 라임을 병행해도 발음이 흐려지지 않는다. 초기에는 분노와 자기 선언의 에너지가 전면에 나섰다면 최근으로 올수록 그 감정은 보다 넓은 포용과 성찰의 방향으로 이동했다.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해금'은 단일 곡으로 스포티파이 7억 스트리밍을 돌파하며 한국어 랩 곡 가운데 최다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고 'D-2'와 '디데이(D-DAY)'는 각각 10억 스트리밍을 넘기며 아시아 힙합 아티스트 최초로 10억 스트리밍 앨범 2장을 동시에 보유한 사례가 됐다. 어거스트 D 명의 작품들의 누적 스트리밍은 40억 회를 돌파했고 '디데이(D-DAY)'는 애플뮤직 월드와이드 앨범 차트에서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차트에서도 존재감을 이어갔다. 빌보드와 아이튠즈 차트에서도 그는 여러 차례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 기록을 남겼다.
슈가의 확장은 음악 바깥에서도 이어졌다. 2025년 그는 연세 세브란스에 50억 원을 기부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의 치료와 사회적 자립을 돕는 '민윤기 치료센터' 설립을 알렸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시기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과 직접 만나 음악을 통해 상호작용하고 감정 표현을 돕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했다. 음악이 현장에서 실제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그는 직접 보여줬다.
방탄소년단의 슈가 그리고 어거스트 D. 두 이름은 서로 다른 방향이 아니라 하나의 작업으로 이어진다. 래퍼이자 프로듀서로서 그는 팀 안과 밖에서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쌓아왔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기록과 작업물로 충분히 설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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