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벤트도 잠잠…빗썸 사태에 조용한 거래소의 명절

  • 빗썸 오지급 사고 여파…업비트·빗썸 '명절 마케팅' 없어

  • 설 연휴 이후 당국 현장점검 결과 촉각…업계 긴장감 고조

10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을 통해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예년과 달리 조용한 설 명절을 보내고 있다. 최근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로 인해 명절마다 진행하던 대규모 이벤트가 보류됐기 때문이다. 대규모 이벤트 대신 시스템 안정성과 내부통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설 연휴를 지내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설 관련 이벤트 규모를 축소하거나 별도의 대형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 방침을 정했다. 지금까지 명절마다 거래소들이 이용자 유입과 거래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송금·보상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직전 명절인 작년 추석에는 업비트가 선착순 1만명에게 1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빗썸도 친구를 초대할 때마다 3만원을 지급해 최대 1억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추천 이벤트를 운영했다. 코인원은 간단한 퀴즈 정답을 맞히면 4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너스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명절을 계기로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고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려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하지만 올해 설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업비트는 명절 이벤트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고, 코인원은 이벤트 규모를 전년보다 축소해 진행한다.

최근 오지급 사고를 겪은 빗썸은 이벤트 운영에 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빗썸은 거래소 가운데서도 이벤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해온 곳으로 꼽히지만 이번 사고가 이벤트 보상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해 대부분 이벤트를 잠정 중단하는 분위기다. 빗썸 관계자는 “내부에서 설 맞이 이벤트를 기획 중이었지만 보류됐다”고 설명했다.

연휴 기간 대규모 이벤트를 축소하거나 생략한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시스템 안정성과 내부통제 강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연휴 직전 금융당국이 현장점검을 진행한 만큼 작은 사고도 크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빗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지난 11일부터 업비트·코인원·코빗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오지급 사고를 개별 기업이 아닌 가상자산거래소 전반의 내부통제시스템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현장점검에서 법 위반 사항 등이 발견되면 언제든지 검사로 전환할 태세다. 현장점검이 언제든 검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연휴 기간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한다면 금융당국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들은 내부 점검을 강화하는 등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명절 이후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정부와 여당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업계 차원의 준비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사업자에 금융회사에 준하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고, 외부 기관으로부터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받도록 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절 이벤트는 거래소의 대표적인 이용자 유치 수단”이라면서도 “최근 사고 이후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한 상황인 만큼 당분간 이벤트보다는 서비스 안정성 강화에 집중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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