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탈출’後 대체지는 대만… 상반기 대만거주자 전년同比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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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7-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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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상반기 대만 체류 허가 발급 홍콩인 3161명

  • 홍콩의 대형 글로벌 은행도 대만행 조짐...

  •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 노리는 대만... 中 압박도 거세

홍콩의 민주화 시위대가 홍콩의 주권 반환 23주년을 맞은 1일 보안법에 반대하는 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대만이 홍콩의 새로운 대체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통제 강화를 피해 홍콩을 탈출하는 홍콩인들과, 다수 기업들이 ‘대만행’을 택하면서다.

최근 대만 이민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만 당국의 체류 허가를 발급받은 홍콩 주민은 31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54명 보다 80% 늘었다고 중국 매체 차이신이 21일 보도했다. 증가율로는 사상 최고치다. 같은 기간 정착 허가를 받은 홍콩 주민도 722명에 달했다.

사실 홍콩인의 대만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했다. 이 기간 대만 체류 허가를 받은 홍콩인은 4393명이었고, 정착 허가를 받은 홍콩인도 869명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4 1%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범죄인인도법(송환법)으로 인한 홍콩 시위로 반정부 감정이 고조되는 등 불안한 정세가 계속되면서 홍콩 탈출이 시작된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홍콩 국가안전법(일명 홍콩보안법) 사태 등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홍콩인들의 고향 탈출에 속도가 붙었다. 올해 1분기 대만에 정착을 원하는 홍콩인의 대만 거주증 신청자는 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배 늘었다. 특히 지난달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서면서 '탈홍콩' 움직임은 더 거세졌다. 대만 이민국에 따르면 최근 이민 관련 문의가 통상 수준의 10배로 늘었다.

대만 당국도 홍콩인을 환영하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공식화하자 “모든 민주 진영이 지금 이 순간 홍콩과 함께하고 있다.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주민 뿐만 아니라 홍콩에 둥지를 틀고 있던 다수 기업들도 대만행을 모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에 위치한 미국계 글로벌 은행들이 홍콩보안법을 피해 대만으로의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톈무 대만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미국계 증권사가 대만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다른 글로벌 은행들도 대만에 신규 지점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업체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황 위원장은 "그 어느 곳도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야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며 "우리가 홍콩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지역 자본과 인재들에게 매력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대만에선 ‘아시아 금융 허브’ 홍콩을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황 위원장에 따르면 대만은 최근 금융 규제를 국제 기준에 맞춰 완화하거나, 외국인 계좌 개설과 투자 유치 등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 스타트업과 소형주를 위한 새로운 증시도 개설할 예정인데, 나스닥과 교차 상장 옵션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을 협의 중이다.

그러나 중국의 압박도 거세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홍콩 주재 대만 외교관인 카오밍춘은 대만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적시한 성명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홍콩 당국의 비자 갱신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다른 외교관들도 성명서에 서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는 “홍콩 주재 대만 영사관을 폐쇄하겠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많은 대만의 홍콩 주재 영사관의 직원들이 비자 문제를 겪고 있다”며 “1966년 설립된 홍콩 주재 대만 영사관이 조만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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