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조사 미흡"…금감원, 추가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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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6-0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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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까지 추가 자료 제출 요청…15일 현장검사 착수

  • 윤종원ㆍ피해자 만남은 성과없어…입장 차이만 확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들과 만나 "감독당국의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자체 조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검사가 4주가량 소요될 예정이어서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기은의 조사결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추가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오는 15일 기은 현장 검사에 착수한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윤 행장은 8일 오후 서울 을지로 기은 본점 별관에서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모임인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와 1시간40분 동안 면담을 가졌지만, 서로 간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대책위는 윤 행장과의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디스커버리펀드 사태) 해법의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윤 행장이 의지를 가지고 자율조정에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윤 행장은 이사회 이후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 또는 법적 소송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유감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책위는 윤 행장이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이에 자체 조사가 중단됐다. 금감원 조사 결과는 4주 이후 나온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불완전판매 등이 사실로 확정돼야 뚜렷한 해법 제시가 가능한데, 현재로선 기은이 자체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것이 대책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면담 자리에 배석한 기은 관계자는 "윤 행장은 금감원 조사 결과가 진행 중이며, 조사가 통상 4주가량 진행된다고 말한 것"이라며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해 당행이 자체조사를 중단했다는 취지로 말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본지 취재 결과 기은은 '투자상품 대응 태스크포스팀(TFT)' 조사 결과를 마무리짓고, 지난 4일 금감원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이 내부 검사에 착수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 지난달 18일 기은에 자체 조사를 이달 5일까지 마무리짓고 결과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중순 기은은 TFT를 구성하고 디스커버리펀드 도입·심사부터 판매까지 전 단계를 대상으로 한 자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금감원은 기은의 자체 조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오는 12일까지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은이 보내 온 자료로는 내부통제 및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은 서면 검사의 일환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오는 15일 기은 현장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기은은 오는 1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지연액의 일부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결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선지급 비율이다. 피해자들은 환매지연액 100%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100% 지급이 쉽지 않아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해자 측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환매지연액의 일부를 선지급하는 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간 기은은 내부적으로 환매지연액 50%를 선지급하는 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이날 윤 행장에게 △전액배상을 원칙으로 한 선지급 △기업은행장 주관 피해자 공청회 개최 △이사회 참관 및 발언 기회 보장 △펀드 도입 판매 책임자 2인에 대한 중징계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디스커버리펀드는 장하성 중국대사 동생인 장하원씨가 2016년 11월 설립한 회사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아 일명 '장하원 펀드'로 불린다. 기업은행은 2016년 11월 디스커버리 측으로부터 상품판매 제안을 받고,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사모펀드투자업)에 등록한 시점인 이듬해 4월 상품을 출시해 'US핀테크 글로벌 채권펀드'와 'US핀테크 부동산 담보부 채권펀드'를 각각 3612억원, 3180억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원, 219억원이 환매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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