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에 기업들도 마이너스통장 개설 러시

  • 3분기 수출 전망 악화…금리 인상 전망에

  • 기업들 마통 두 자릿수 증가

시중은행 ATM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ATM. [사진=연합뉴스]
대내외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미리 자금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올 들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면서 관련 대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A시중은행의 지난달 대기업과 중소기업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각각 지난해 말 대비 10%씩 늘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 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며 운전자금, 시설자금을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곳들이 늘고 있다"며 "쓰는 만큼만 이자를 내면 돼 마통을 통해 유동성을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발 관세 정책 변화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 사이에 자금 경색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07.0으로 4개 분기 연속 '호황'을 나타냈는데 품목별로 보면 전체 15개 중 반도체 등 일부를 제외한 11개 품목에서 '악화'를 예상했다. 여기에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이 언제든지 위기 상황에서 꺼내 쓸 수 있는 마통을 뚫어 놓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인 마이너스 통장 한도는 자본금과 영업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마통은 개설 당시 한도를 정하면 이후엔 별도 심사 없이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용도의 마통은 은행권의 기업 대출 잔액에 반영되며 기업대출 증가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4조9285억원 늘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행권도 기업 수요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다만 무분별한 대출 확대는 부실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첨단전략산업군에 투자를 집중해 연체율 관리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성장률을 6~7%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3.9%)보다 높은 수치다. 기존에는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대출을 일부 거점 채널 중심으로 취급했지만 현재는 영업점 전반으로 업무를 넓히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건설과 조선,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생산적 금융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AI 적용을 통해 기업 여신 심사 주기를 단축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전체 기업대출에서 80%를 차지하는 기업은행은 첨단·혁신산업 분야 기업에 최대 50억원까지 운전·시설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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