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감산 합의에도 관련주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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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20-04-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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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연대체) 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이뤄지자 국제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오히려 원유 권련주는 좀처럼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합의가 역대급 감산 규모지만 국제원유 시장의 현실에 비춰 유가 안정을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줄어든 원유 수요가 더욱 크기 때문에 과잉 공급 문제가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KODEX WTI 원유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2.65% 내린 8075원에 장을 마감했다. 더욱이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과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은 각각 -10.30%, -15.72% 빠졌다. SK이노베이션(-4.18%), 에스오일(-4.08%)도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화학과 조선주도 일제히 하락세다. 화학주인 OCI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3.12%, -2.80%를 기록했다. 그나마 금호석유가 3% 가까이 올랐다. 현대중공업(-1.52%), 현대미포조선(-4.45%), 삼성중공업(-4.89%) 등 조선주는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앞서 세계 주요 산유국들이 5월과 6월 두 달 동안 하루 970만 배럴 감산하기로 했다. OPEC+는 한국 시각으로 이날 새벽에 열린 화상회의에서 이 같은 감산 정책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약 8000만 배럴에서 1억 배럴인 만큼 이번 합의는 10에서 12% 정도의 감산을 의미한다. 이는 그동안 OPEC+가 결정한 감산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량이 하루 3000만 배럴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 감산 합의가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날 오후 4시 14분 기준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31.82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 5월물 가격은 23.28달러, 브렌트유는 3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글로벌 원유 수요는 약 12% 줄어들 것으로 냈다"며 "일 평균 970만 배럴 감산이 과잉공급 해소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OPEC+ 감산 합의로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공급 확대가 제어될 수 있다"며 "OPEC+ 감산합의가 결렬된 지난달 6일 이전 수준으로 국제유가가 회복할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반등을 위해서는 코로나19가 완화되고 수요 개선이 가시화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주요 산유국의 증산 불확실성이 완화된 만큼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이며, 유가는 단기적으로 배럴당 20달러 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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