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표심 누수 우려에 '전국민 지급' 카드…"13조원 소요"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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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0-04-0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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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찬 "지역·소득 관계없이 보호"…지급대상 등 현장 불만 고려한 듯

  • 황교안 '전국민 50만원 지급' 제안도 의식…당정 간 '추가 논의'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6일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제안한 것은 4·15 총선에서의 '표심 누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소득 하위 70%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고 할 수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대위 회의에서 "지역·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이 끝나는 대로 당에서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서 국민 전원이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전 국민 지급' 필요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에 최대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안과 결을 달리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1400만 가구에 대한 지원금 지급 방침을 발표했다.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 가구 80만원, 4인 이상 가구 100만원 등으로 지급액을 책정했다.

하지만 이후 지급 대상 등을 놓고 논쟁이 불거졌다. 특히 정부가 3월 건강보험료(4인 기준) 23만7000∼25만4000원 이하, 고액자산가 제외 등의 지급 기준을 제시한 이후 그 논쟁은 가열되는 양상이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의 불만과 지급 기준에 대한 비판 등이 이어졌고, 행정 절차 등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지원금이 '긴급'이 아닌 '늑장' 지급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따라서 민주당은 '전 국민 지급'이 각종 논란과 행정상 혼선 등을 해결할 카드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가계에 유동성을 긴급 투입한다는 제도의 목적에도 더욱 부합한다고 봤다.

이에 더해 전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 국민 1인당 50만원 현금 지급'을 제안한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에 관련 이슈의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점, 황 대표가 '전 국민 지급'을 제안한 만큼 '보편적 복지 대 선별적 복지'의 해묵은 보수·진보 논쟁을 비껴갈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와 관련해 향후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 간의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소득 하위 70% 가구를 대상으로 지급 대상을 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한차례 공방을 벌였기 때문이다. 실제 긴급재난지원금 발표 전날인 지난달 29일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는 격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당과 늘어나는 재정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는 또다시 충돌할 수 있다. 이는 민주당의 이번 제안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다만 현장의 불만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부안'의 수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제기된다.

민주당은 지원 대상을 확대하면 총 13조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존 정부안(9조1000억원)보다 3조9000억원 많아진 규모다. 황 대표의 '1인당 50만원 지급' 제안에 따른 재원은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민주당은 추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구체적인 논의 시점을 총선 직후로 설정한 만큼, 민주당은 '보편적 지원' 방안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붙들어 두는 동시에 정부를 설득할 방식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1가구 1주택 실소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제도 보완책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혀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유권자를 의식한 '카드'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6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중앙당 상임선대위원장인 이해찬 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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