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한양, '주택 + 에너지' 명가로...투트랙 전략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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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03-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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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 상반기 가동...광양 바이오매스발전소 하반기 착공

  • 강남 재건축 등 출혈경쟁 지양...공원화사업, 복합시설개발 집중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조감도[사진 = 한양]

"중견 건설사에서 LNG사업에 뛰어든 건 한양이 최초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처음에는 인허가 주체로부터 '한양이 정말 에너지를 한다고?'라는 의문을 받기도 했어요.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습니다."

'주택명가' 한양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본격 뛰어든 지 5년여가 흘렀다. 초기 자금조달이나 인허가가 까다로운 에너지 사업 특성상 어느세월에 수익을 내느냔 우려도 있었지만, 어느새 전남 솔라시도 태양광사업은 상반기에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기존에 해오던 주택사업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도 구축한다는 게 한양의 청사진이다. 부지매입부터 EPC(설계·조달·시공)까지 신경써야 할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단순 발주공사나 지분참여보다 어렵지만 투자 가치는 더 높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신재생,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점에 서 있는 데다, 일회적 주택사업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어서다.

한양 관계자는 "에너지사업은 한국전력 등 에너지 수요처와 수급협약을 맺어야만 산업통상자원부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등 진입장벽이 높고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면서도 "중부발전·남부발전 등 공기업이 지분참여를 하는 만큼 사업이 좌초될 위기가 크지 않고 계속 발전, 계속 판매가 이뤄져 안정적 수익이 담보된다"고 했다.

또 "주택개발과 에너지를 미래성장의 두 축으로 본다"며 "에너지는 단순시공이 아니라 직접 부지를 개발하고 생산, 유통까지 하는 구조로 재편해나가고 있다. 주택도 복합단지개발이나 공원개발사업 등 기존 주택시장과는 다른 노선을 주목한다"고도 했다.

◆ 주택명가 한양, 에너지사업으로 '두 개의 심장'

한양의 에너지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는 LNG가스사업이다. 한양은 LNG 저장·공급·트레이딩이 가능한 동북아 에너지 거점으로, 전라남도 묘도에 87만4000㎡ 규모의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을 조성하고 있다.

한양은 이 사업을 위해 수년 전부터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사업계획 수립, 인허가 절차 등을 진행해 왔다. 지난 3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만㎘급 LNG 저장탱크와 LNG 터미널을 포함한 시설 전반에 대해 공사계획 승인을 받으며 사업 추진에 물꼬를 텄다.

한양은 2023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20만㎘급 LNG 저장탱크 4기와 기화송출설비, 최대 12만7000t 규모의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 등을 조성하는 1단계 사업을 완료한다. 이어 2027년까지 ​총 8기의 LNG 저장탱크를 조성하는 2단계 사업도 마친다. 이후 LNG 수요처 확보에 따라 추가 탱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발전용, 산업용 수요처에 LNG를 공급하는 한편 LNG 트레이딩, 벙커링, 수소산업, 냉열이용창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한양은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외에도 태양광발전소, 바이오매스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해당 분야 첫 주자는 한국남부발전 등과 함께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 선보인 태양광발전소다. 현재 태양광 패널 준공이 끝나 시운전에 들어간 상태다. 대략 상반기 중 상업운전이 예정됐다.

솔라시도는 보성산업, 서남해안기업도시 등 그룹 계열사가 전남 해남 구성지구에 조성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생태도시이자, 미래 관광레저 도시다. 솔라시도 부지(634만평) 중 태양광발전소 부지는 약 158만㎡(약 48만평)에 달한다. 총 발전용량은 98MW로 국내 최대 규모다. 에너지 저장시설인 ESS의 용량은 306MWh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연간 발전량은 총 129GWh로 약 2만7000여 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는 기능뿐 아니라 경관도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솔라시도 조성 취지에 걸맞게 발전소 부지 중앙에 공원을 배치하는 등 '솔라파크' 콘셉트를 적용, 자연환경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했다.

한양은 이 같은 공공발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전북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주에 참여, 1단계 공모에서 선정돼, 2단계 공모를 기다리고 있다. 각계에서 10개 업체가 1단계 공모에 지원했고 5개 기업을 추렸는데 한양이 포함됐다. 새만금개발공사는 조만간 2차 공모를 띄울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과 더불어 한양이 추진 중인 신재생 발전사업의 또다른 축은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이다. 한양은 순수 목재만으로 만든 목재펠릿과 목재칩 등을 사용하는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전남 광양만 황금산업단지 내 건설할 계획이다. 광양 바이오매스발전소는 발전량이 총 220MW에 달한다. 오는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한양 관계자는 "우드펠릿을 태우는 과정이 동반되다보니 조성 이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환경감시단이 연료와 환경시설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게 할 방침"이라며 "인근 지역 산림 부산물을 최대한 사용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경제 성장에도 보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양의 에너지사업이 초기부터 순항한 건 아니다. 에너지 분야는 시공뿐 아니라 운영 등에 있어 다양한 노하우가 필요한데, 이를 처음부터 갖추기가 쉽지 않아서다. 한양은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한양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주택시공 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기존에 해온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받는데 아직까지 운영 관련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발전사, FI(Financial Investor·재무적투자자) 등과 SPC를 만들어 사업을 해왔다"며 "솔라시도 태양광사업도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주식회사'라는 회사, 광양 바이오매스사업도 '광양그린에너지'라는 회사를 만들어 진행한다. LNG사업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SPC 설립은 막대한 초기 자금조달에도 도움이 됐다. 한양 측은 "LNG 저장탱크 4기 등을 짓는 1단계 사업에만 1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바이오매스사업비도 수천억원"이라며 "조단위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합작법인 설립이 필수불가결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청라시티타워[사진 = 한양]

◆ 강남 재건축 수주? 출혈경쟁 지양한다...공원화사업 등 '틈새시장' 노려

한양은 에너지사업과 주택사업을 투트랙으로 진행한다는 구상이지만, 공공택지개발이나 정비사업 등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사업보다는 '틈새'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한양 관계자는 "광주민간공원 특례사업 등 공원화사업을 많이 한다. 이번에 분양한 전남 순천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도 전남1호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라며 "아무래도 순천이나 광주권이 대도시보다 주택공급이 덜 된 경향이 있고 사업성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 등 중심입지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 역시 틈새를 노렸다"며 "동부청과시장 일대 주상복합단지 원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됐는데, 수익률이 높을 거란 확신이 서서 들어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양의 올해 첫 주택분양분인 전남 순천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는 총 1252가구 대단지, 숲세권 단지로 조성된다. 지난 24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22.30대 1을 기록하며 전 타입이 1순위 당해지역에서 마감됐다. 이 밖에도 한양은 올해 수도권,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약 4000여 가구 규모의 주택을 선보일 계획이다.

주택사업뿐 아니라, 복합시설개발 등도 틈새 먹거리로 활용한다는 계산이다.

엔터테인먼트, 관람, 체험시설 등이 결합된 초고층 전망타워 '청라시티타워', 15만8000㎡(약 4만8000평) 부지 위에 오피스와 숙박, 거주,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 '청라국제금융단'이 나란히 착공에 들어갔다. 청라시티타워는 올해까지 기본설계 변경이 진행될 예정으로, 기반시설·복합시설 공사가 우선 진행 중이다. 오는 2024~2025년께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한양 관계자는 "올해 나오는 공공발주 사업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그룹사 개발파트 쪽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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