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선 조원태 리더십-상] '위기의 한진가'... 가족경영으로 방향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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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1-1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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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회장, 가족들 마음달래기 동분서주

  • 조현아 전 부사장과 합의점 찾을 전망

  • 조양호 선대회장 유훈 잇고 협력 이끌 듯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최근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 간의 불협화음을 지켜봤던 대다수 내부 관계자들이 느끼는 바다. 어떤 풍파를 겪은 후에 관계가 더 공고해진다는 뜻을 담은 속담처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한진가(家)의 지금 모습이 딱 그렇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자신을 향한 곱지 않은 가족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올해 3월 주주총회를 대비한 우호지분 단속 차원이라는 비판적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는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의 유지를 잇고, 위기의 그룹을 가족과 함께 바로세우려는 의지라고 보고 있다. 조 선대회장은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유훈을 남긴 바 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최근 발언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그 길(100년 기업 대한항공)을 걷는다면 기쁨과 즐거움은 더욱 커질 것”이며 “눈길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동료가 있을 때는 서로 일으켜주고 부축해주면서 함께 새 미래를 향해 걸어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를 포함해 이날 신년사에서 조 회장은 ‘함께’라는 단어를 6번이나 언급했다. 최근 자신의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신년사는 지난해 말 조 회장과 그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가족 간 다툼에 대한 사과문을 낸 지 불과 3일 만에 나온 것이다. 사과문을 통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신년사로 임직원과 가족에게 자신의 진심을 재차 표한 셈이다.

이 때문에 반란이라고까지 일컬어졌던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공개 비판도 더욱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형제 간 공동경영을 강조한 선대회장의 유훈을 어겼다”며 조 회장의 최근 행보에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조율에 나선 만큼 결국,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5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최근까지 한진그룹 내 직책은 물론 일정한 수입조차 없는 상태다.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무직 상태인 조 전 부사장이 궁지에 몰렸던 만큼 활로만 열어주면 한진가라는 큰 틀에서 벗어날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충분한 명분도 있다. 생전 조 선대회장은 항공, 호텔, 광고 등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삼남매에게 각기 다른 사업을 주고, 후계자로서 자질을 평가했다. 조 전 부사장은 호텔 분야 등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 때문에 조 선대회장도 조 회장에게만 힘을 실어주지 않고 삼남매에게 지분을 균등하게 배분한 바 있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포함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등 각 회사의 주식을 이 고문과 삼남매가 각각 1.5대 1대1대 1의 비율로 상속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과 조 전부사장이 주총에 앞서 협의점을 찾고 서로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향후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반도건설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한진가를 위협하는 만큼 가족 간의 다툼으로 그룹을 무너뜨리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한진그룹 경영권은 외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진칼의 1대 주주는 KCGI로 15.98%의 지분을 가졌다. 여기에 대호개발 등 반도건설 계열사가 지분을 최근 8%까지 높인 상황이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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