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개드는 단막극, 'KBS·JTBC·tvN의 다양한 시도'···단막극 부활 신호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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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9-12-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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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에서 다시 단막극이 고개를 들고 있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19’, JTBC ‘드라마 페스타’를 비롯해 tvN 단막극 프로그램 '드라마 스테이지' 등 최근 단막극들을 안방극장에서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MBC베스트극장이 지난 2007년 폐지된데 이어 KBS TV문학관도 방영 중단된지 오래다. 제작비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드라마 시장에서 단막극은 신인배우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tvN , JTBC, KBS 등의 시도가 또 다른 드라마를 탄생시킬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드라마 스테이지 2020’ 2회 ‘아내의 침대(사진제공=tvN)]


◆ 단막극, 김혜수·한석규·전도연·차인표 등 신인배우 등용문
과거 KBS ‘드라마시티’, SBS ‘70분 드라마’, MBC ‘일요 드라마 극장’ 등으로 단막극이 꾸준히 선보이던 때가 있었다. 단막극은 능력있는 신인 작가와 배우, 감독들을 배출할 수 있는 등용문이다. 이처럼 단막극은 신인 작가와 PD의 등용문인 동시에 김혜수, 한석규, 전도연, 차인표 등 스타 배우들이 거쳐간, 현재 연기력의 바탕이 된 뿌리이기도 했다.

신선한 이야기로 일반 드라마들과 차별점을 뒀고 짧은 호흡에 기승전결을 담은 전개로 그만의 색깔을 지니며 사랑받았다.

하지만 낮아진 시청률에 광고 수익도 적어지자, 단막극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편성에서 외면받기 시작했다. 단막극을 접할 수 있는 건 명절 특집 드라마 정도였고 KBS만이 ‘드라마 시티’를 폐지했다가 ‘드라마 스페셜’로 부활시켜 단막극 명맥을 이어갔다. 이처럼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최근 tvN과 JTBC가 지상파를 이어 꾸준히 단막극 제작에 힘을 기울이며 관심을 받고 있다.

tvN '드라마 스테이지’는 ‘신인 작가 데뷔 무대’라는 의미를 담은 tvN 단막극 프로그램으로 CJ ENM의 신인 스토리텔러 지원사업 ‘오펜(O’PEN)’ 공모전에서 당선된 10개 작품으로 구성된다. 오펜(O’PEN)’은 작가(Pen)를 꿈꾸는 이들에게 열려 있는(Open) 창작공간과 기회(Opportunity)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CJ ENM이 스튜디오드래곤, CJ문화재단과 협력해 ▲신인 드라마/영화 작가 선발 ▲대본/시나리오 기획개발 및 완성 ▲단막극 제작과 편성 ▲제작사와 작가를 연결하는 비즈매칭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창작자 육성 및 데뷔 지원사업이다.

‘단막극 스테이지 2020’은 tvN이 3년째 선보이는 단막극 프로그램이다. 박용우, 이이경, 송재림, 강한나 등이 출연하며 장르는 스릴러부터 블랙 코미디, 로맨스까지 다양하다. ‘귀피를 흘리는 여자’, ‘남편에게 김희선이 생겼어요’, ‘통화권 이탈’ 등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 흥미를 돋운다.

 

[사진= JTBC 드라마 페스타 '루왁인간' ]

JTBC는 ‘드라마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자체 단막극 브랜드를 론칭해 은퇴 위기에 처한 가장 이야기를 담은 ‘루왁인간’, 외면하고 싶은 문제에 직면한 자들의 성장담을 그린 옴니버스 구성의 ‘안녕 드라큘라’를 라인업으로 올렸다. ‘루왁인간’은 안내상이, ‘안녕 드라큘라’는 서현이 주연으로 나선다. 소재, 장르, 분량에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단막극을 선보인다는 포부로 탄생된 ‘드라마 페스타’는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로 시청자를 찾아왔다.

◆ 짧은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존중되는 다양성"
단막극의 원조 KBS는 올해부터 ‘KBS 드라마 스페셜 2019’로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KBS는 지난 1980년부터 2012년까지 'TV문학관' 한국 현대 소설을 드라마 형태로 제작 · 방송해 호평을 받은 단막극 시리즈를 선보였다. TV문학관은  여러 번의 시즌을 거듭해 방송하며 한국 드라마사에 단막극의 소중함을 새겼다.

지난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10개의 단막극을 선보였다. 집의 가치를 다루며 공감을 이끈 ‘집우 집주’부터 취준생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때빼고 광내고’, 고령화 문제를 다루며 노인이 된 후 진정 사람답게 사는 것이 어떤 건지 물음표를 던진 ‘그렇게 살다’까지. 단막극 전통이 깊은 KBS답게 참신한 소재들로 먹먹한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KBS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익성이 높지 않은 단막극을 계속 이어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월 진행된 'KBS 드라마스페셜2019' 제작발표회에서 문보현 센터장은 "단막극은 정말 소중하지만 경제 때문에 다시 시작하기 쉽지 않고 KBS도 어렵지만 책임감이나 사명감, 공영방송이라는 위치에서 오는 것 때문에 더욱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단막극이 가지고 있는 정신들을 잃지 않고 제작하려고 한다. 단막극은 작가, 배우, 유능한 감독을 배출한다. 내년에 미니시리즈를 쓰시는 작가분들도 있는데 모두 소중하고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KBS 드라마스페셜 2019 ‘히든’ (자료: KBS 제공)]

또한 요즘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길게 이어지는 것보다 짧게 끝나는 구성을 더욱 선호한다. 웹드라마가 폭발적인 뷰가 나오며 호응을 얻는 것도 그 이유다. 단막극의 재등장도 이 추세와 결을 같이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단막극으로 실험적인 작품을 제작하는 것만으로도 드라마 발전에 도움이 되기에, 이에 다시 뜻을 표한 드라마 제작자들이 모이고 있다. 소재나 장르의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방송사들에게 다시 실험의 장이 되고 있는 단막극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맛볼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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