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M+ 레볼루션] 돈, 이렇게 쓴다...‘자만추’ ‘가성비’ ‘친환경’ 소비로 자존감↑

석유선·이서우·서민지 기자입력 : 2019-11-15 09:10
건담 피규 30만원도 과감히 지르고, 백화점서 밤새 줄서 '득템' "남들이 뭐라 하건 내 맘에 들면...어머, 이건 꼭 사야 돼" 심리
#유통 대기업에 종사하는 최동석(43·자양동)씨는 퇴근 후나 주말에 '미니 벨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긴다. 초등학생 아들 두 명도 제법 아빠를 따라올 실력이 됐다. 아이들과 삼총사가 되기 위해 최근 쿠팡에서 최신 자전거 3대를 한번에 구매했다.

#건설 대기업에 근무하는 윤지후(39·안암동)씨는 7살 딸과 함께 피규어 로봇을 조립하는 게 낙이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태권V와 건담 등을 공들여 조립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런 그를 향해 직장동료나 아내는 “시간이 남아도냐”며 타박도 하지만, 남편과 아빠로만 살기엔 자신의 삶이 너무 아깝단다. 윤씨는 지난주 30만원에 예약구매한 건담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자료=삼정KPMG 경제연구원]



밀레니얼 세대(1980년~1994년 출생)와 X세대(1965~1979년 출생)의 경계에 있는 최씨와 윤씨는 이처럼 ‘자만추(자기만족추구형)’ 소비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M+세대다.

그렇다고 과소비를 하는 것도 아니다. 윤씨는 한 달 용돈을 모아 가격비교 끝에 상품을 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를 한다. 최씨는 자녀들을 위한 ‘친환경 소비’ 자각이 철저하다. 이미 1년 전부터 대형마트에 장바구니를 꼭 챙겨간다.  최근에는 ‘지속가능 패션’으로 유명한 미국 파타고니아 플리스를 아마존닷컴에서 주문했다.

베이비 부머 세대를 부모로 둔 M+세대는 자신의 행복을 어느 것과도 맞바꿀 수 없다는 생각한다. 때문에 소비성향도 ‘남들이 뭐라 하건,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 여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에 M+세대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소비 주체면서, 소비를 통해 자존감을 키우는 세대”라고 입을 모은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회적 측면에서 M+세대는 합계출산율 하락, 저비용 항공사(LCC) 등장, 디지털 디바이스 혁신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저출산으로 외동 혹은 2명 이하 형제로 자란 이들은 행복과 자기만족에 무게를 둔다. 나를 중시하며 나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한다.

올해 초 미국 신발 브랜드 컨버스(CONVERSE)의 18만원대 ‘척테일러 70’ 모델의 국내 한정판이 출시되자,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엔 밤새 인파가 줄을 선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탈리아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컬래버레이션한 이 제품을 사기 위해 몰려든 소비층은 대다수 20~40대였다.

아끼고 아껴 명품 가방 하나를 사서 애장품으로 모셔두는 대신 현재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가치 소비’ 브랜드에 과감하게 돈을 쓴다.

M+세대는 1980년대 후반 해외여행 자율화로 부모님과 어려서부터 여행 경험을 쌓았다. 이에 여가와 레저를 일만큼 중시한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가 등장하며 해외여행은 익숙한 삶의 일부가 됐다.

또 학창 시절부터 PC·인터넷·스마트폰 수혜를 받은 세대가 M+ 세대다. 2G·3G·4G·5G까지 급속도로 빠른 디지털 혁신의 한 가운데 이들이 있었다. 오늘날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각종 SNS 플랫폼의 등장 등은 M+세대의 눈과 귀를 열어 다양한 영역의 소비로 이어지게 했다.

이에 오프라인 판매에 주력하던 식품업계도 온라인 전용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유통 수수료(마진)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합리적 소비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20~40대의 호응이 크다. 마시는 물마저도 M+세대의 니즈에 맞춰 온라인 배송으로 바뀐 지 오래다.

특히 M+ 세대의 ‘나를 위한 본인 중심적 소비’와 ‘디지털화된 소비’, ‘가치 소비’ 특징을 둔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성향은 각종 조사를 통해서도 뚜렷하다. 삼정KPMG의 ‘나, 내 인생, 내 지갑(Me, my life, my wallet)’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지출 비중 가운데 주택 거주비가 43%를 차지했다. 반면 M+세대는 33%대에 머물렀다.

반면 레저·엔터테인먼트와 건강·웰빙을 위한 지출에서는 M+ 세대가 베이비 부머 세대보다 많았다. 현재 삶의 재미와 만족을 위한 항목에 지갑을 더 열며, 주택 거주비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가져가려 한다.

M+세대는 국민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기본적인 의식주는 모두 해결된 환경에서 태어난 세대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이 세대의 가치관과 소비 패턴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가정 경제에 등락이 있고, 경제위기는 예고 없이 온다는 것을 실감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시해 ‘소확행’ 소비를 하면서도, 동시에 삶의 유지를 위한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현실적 성향으로 ‘가성비’ 제품을 중시하게 됐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고 가치를 얻는 차량공유, 승차공유, 숙박공유 등 공유경제를 통한 라이프스타일도 추구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환경오염과 미세먼지 심화 등을 일상 속에서 체감해온 M+ 세대는 환경 이슈에 민감하다. 또한 정의란 무엇인지, 올바름에도 집중한다. 이에 기업의 상품을 살 때도 기업의 진정성, 진실성, 도덕성을 구매 기준 중 하나로 여기고, 이는 곧 ‘친환경·윤리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주경제 유통팀(석유선 팀장, 이서우·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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