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H형강 막았더니 이젠 베트남산…철강업계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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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11-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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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가 베트남산 H형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포스코 베트남법인인 포스코SS비나(VINA)의 구조조정 중 하나로 H형강 부문의 지분 일부를 일본 기업에 매각해 합작사를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5일 한국철강협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10월 말까지 베트남산 H형강 수입량은 약 15만3000t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5만7000t) 대비 소폭 줄었으나 증가폭이 컸던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베트남산 H형강 수입량은 2015년 7200t에서 2017년 18만2800t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20만1800t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형강 부문은 이미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커 수입물량을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밀어내기 수출로 시장을 교란했던 중국산 H형강을 반덤핑 관세를 통해 막았더니 이제는 베트남산 형강이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5년 정부는 저가의 중국산 H형강이 국내 시장을 교란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28.23~32.7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가 부과되면서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은 2014년 73만7400t에서 2015년 53만3100t, 2016년 35만5500t, 2017년 14만5700t, 2018년 2만2100t으로 매년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즉, 반덤핑 관세로 중국산 H형강을 막았더니 빈자리를 베트남산이 대체하면서 수입 규제의 효과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베트남산 H형강 대부분은 포스코SS비나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베트남에서 H형강을 생산하는 업체는 포스코SS비나가 유일하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H형강 제조사들은 포스코SS비나를 상대로 H형강 반덤핑 제소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포스코가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포스코SS비나를 구조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스코SS비나의 철근 생산라인을 베트남 철강회사에 매각하고 H형강 생산라인 지분 50%를 일본 형강 전문업체인 야마토스틸에 매각해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포스코SS비나 구조조정과 관련해 “철근과 형강 모두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철강업계는 일본의 야마토스틸과의 합작법인이 만들어질 경우 한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마토스틸은 미국 등에 있는 철 스크랩 업체를 인수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원자재 조달이 가능하다. 즉, 가격경쟁력에서 국내 업체가 밀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철 스크랩은 고철을 말하며 H형강의 원재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산 H형강 수입이 늘어날 경우 중국에 부과하고 있는 반덤핑 관세 명분이 사라진다”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베트남산 H형강을 대상으로 반덤핑관세(AD) 및 상계관세(CVD) 제소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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