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떠나는 진선미 장관 "차별 없는 세상 머지 않아 실현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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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9-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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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이정옥 신임 장관 취임...진선미 장관 "차별 없는 세상 꿈꾼다"


진선미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9일 "제가 꿈꾸는 것은 차별 없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진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 앞서 이임사를 발표하고 "다양한 가치관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평등한 사회가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전 장관은 "저는 늘 '불이'라는 문구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며 "겉으론 별개인 것 같지만 그 근간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정옥 신임 여가부 장관을 비롯한 장관 및 정부 위원장 6명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들의 임기는 이날 0시로 시작됐다.

진 전 장관은 우선 "제가 20여 년 전 신참 변호사로 호주제 위헌소송을 변론하던 시절부터 여가부는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평등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 온 든든한 동지였다"며 "그런 여가부가 국정운영의 중심에서 성평등한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중요한 시기에 장관에 임명되어, 의무와 책임감의 무거운 코끼리가 앉아 있는 수레를 끌고 언덕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듯 매일 매일을 보냈다"고 운을 뗐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그러면서 "수레가 언덕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그리고 뒤에서 수레를 함께 밀어주고 끌어준 여성가족부 여러분이 함께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시간이었다. 든든한 동지가 되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해 대한민국은 미투 운동의 태풍 한가운데서 성평등한 사회로 큰 걸음을 도약하기 위한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었다. 저는 이 열망이 성평등 사회로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진 전 장관은 취임 기간 중 세웠던 세 가지 목표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여성의 삶 구현 △차별 없는 일터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선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여성의 삶 구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면서 "이를 위해 성희롱 성폭력 및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해 범정부 컨트롤 타워로서 여가부의 역할을 강화했고, 그 일환으로 8개 주요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신설하였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업을 통해 보다 신속한 불법촬영물 삭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 노력하였다. 또 대법원 양형위원회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이 마련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동시에 "이주여성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과 인권보호를 위해 '폭력피해 이주여성 상담소'를 3개를 신규로 개소하며 지원을 강화했다"고도 했다.

진 전 장관은 또 차별 없는 일터와 관련, "점차 개선되고 있는 공공부문의 고위직 확대에 이어 우리 사회 전반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민간기업의 여성 대표성을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10개 경제단체와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재임 중 10개 민간기업과 성평등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하였다"고 전했다.


 

진선미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아울러 "성별 다양성 확보야말로 기업 및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로 사회전반에 성평등한 조직문화 형성을 조성하고 다짐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 사회문화를 확산하고, 가족들이 자녀양육이나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을 강화하였다"며 "싱글대디, 동거가구, 한부모가족, 1인가구, 조손가족 등 다양한 가족과 만나서 소통하고, 관계부처·민간과 함께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였다"고 역설했다.

또 "한부모가족이 자녀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돌봄과 소통 등 가족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가족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청소년의 창의성과 다양성은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원천으로 역사의 변환점마다 주역이었던 청소년들이 다시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주체로 우뚝 설수 있도록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 청소년 참여를 의무화하고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2030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청년들이 서로 소통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청년이 주인공이 되는 '청년참여 플랫폼 정책추진단'을 꾸려 청년들과 함께 사회적 쟁점과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책 개선을 위해 고민을 나눴다"고 언급했다.

진 전 장관은 또한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당사자 동의 없이 추진된 국가적 과오가 컸기 때문에 막중한 소임으로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존엄을 위해 한 분 한 분 다 찾아뵙고 의견을 들었다"며 "이후로도 여가부는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추모와 지원은 물론, 역사의 교훈이자 여성인권의 상징으로 기록하고, 교육할 것"이라고 짚었다.

진 전 장관은 "누군가는 불편해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야기해야만 했다. 가정폭력, 성폭력, 디지털 폭력 등 폭력 피해자는 남녀노소 누구나 우리의 손길이 필요하고, 학교밖 청소년, 경력단절 여성, 다문화, 한부모가족, 다양한 가족 등 누군가에게는 '생명줄이 되어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곳이 우리의 존재이유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로 돌아가지만, 성평등과 다양성이 존중받는 포용사회를 위해 늘 함께 할 것"이라고 이임사를 마쳤다.

다음은 진선미 전 여가부 장관 이임사 전문이다.

 

진선미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직원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여성가족부 직원 여러분,
오늘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20여 년 전 신참 변호사로 호주제 위헌소송을 변론하던 시절부터 여성가족부는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평등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 온 든든한 동지였습니다.

그런 여성가족부가 국정운영의 중심에서 성평등한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중요한 시기에 장관에 임명되어, 의무와 책임감의 무거운 코끼리가 앉아 있는 수레를 끌고 언덕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듯 매일 매일을 보냈습니다. 수레가 언덕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그리고 뒤에서 수레를 함께 밀어주고 끌어준 여성가족부 여러분이 함께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시간이었습니다. 든든한 동지가 되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해 대한민국은 미투 운동의 태풍 한가운데서 성평등한 사회로 큰 걸음을 도약하기 위한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저는 이 열망이 성평등 사회로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지난해 취임하면서 세 가지 중점 목표를 두었습니다.

첫째,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여성의 삶 구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를 위해 ‘성희롱 성폭력 및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해 범정부 컨트롤 타워로서 여성가족부의 역할을 강화했고, 그 일환으로 8개 주요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신설하였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업을 통해 보다 신속한 불법촬영물 삭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 노력하였습니다. 또 대법원 양형위원회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주여성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과 인권보호를 위해 ‘폭력피해 이주여성 상담소’를 3개를 신규로 개소하며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둘째, ‘차별 없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점차 개선되고 있는 공공부문의 고위직 확대에 이어 우리 사회 전반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민간기업의 여성 대표성을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10개 경제단체와‘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재임 중 10개 민간기업과 성평등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성별 다양성 확보야말로 기업 및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로 사회전반에 성평등한 조직문화 형성을 조성하고 다짐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셋째,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양한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 사회문화를 확산하고, 가족들이 자녀양육이나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을 강화하였습니다.
싱글대디, 동거가구, 한부모가족, 1인가구, 조손가족 등 다양한 가족과 만나서 소통하고, 관계부처·민간과 함께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한부모가족이 자녀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돌봄과 소통 등 가족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가족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청소년의 창의성과 다양성은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원천으로 역사의 변환점마다 주역이었던 청소년들이 다시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주체로 우뚝 설수 있도록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 청소년 참여를 의무화하고 확대했습니다.

2030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청년들이 서로 소통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청년이 주인공이 되는‘청년참여 플랫폼 정책추진단’을 꾸려 청년들과 함께 사회적 쟁점과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책 개선을 위해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주체적 역할을 강조하며 그 가치를 재조명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당사자 동의 없이 추진된 국가적 과오가 컸기 때문에 막중한 소임으로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존엄을 위해 한 분 한 분 다 찾아뵙고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후로도 여성가족부는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추모와 지원은 물론, 역사의 교훈이자 여성인권의 상징으로 기록하고, 교육할 것입니다.

여성가족부 가족 여러분,
여러분과 제가 서 있는 이 자리는 늘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는 자리입니다. 일을 잘해도, 못해도, 안 해도 늘 갈등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불편해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이야기해야만 했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디지털 폭력 등 폭력 피해자는 남녀노소 누구나 우리의 손길이 필요하고, 학교밖 청소년, 경력단절 여성, 다문화, 한부모가족, 다양한 가족 등 누군가에게는 ‘생명줄이 되어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곳이 우리의 존재이유였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될 것입니다.

저는 늘 ‘불이’라는 문구를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겉으론 별개인 것 같지만 그 근간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꿈꾸는 것은 차별 없는 세상입니다. 다양한 가치관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평등한 사회가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 모두, 성평등 실현이라는 과제를 위해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주시리라 믿습니다. 저 또한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로 돌아기지만, 성평등과 다양성이 존중받는 포용사회를 위해 늘 함께 할 것입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들의 따뜻한 내편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국민들의 따뜻한 내편, 동료 선후배들의 따뜻한 내편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건강과 평안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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