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사창가까지 등장…글로벌 섹스로봇 시장 급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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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8-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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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리적 논쟁은 여전히 뜨거워…"시장 커지는 만큼 규제 마련도 필요"

지난 6월 대법원이 인간의 모습을 본떠 만든 이른바 리얼돌(Real Doll) 수입을 허가했다. 그러나 실제 인간 여성과 비슷한 모습을 한 인형이 성 행위를 위해 팔릴 뿐만아니라, 실제 여성의 모습과 똑같은 리얼돌도 제작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리얼돌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그러나 리얼돌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는 곳은 비단 한국뿐만은 아니다. 일찌감치 리얼돌이 생산되고 판매됐던 국가들에서도 똑같은 논쟁은 발생했으며,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참고로 외국에서는 리얼돌보다는 더 직접적인 표현인 섹스돌(Sex Doll)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관련 외신 기사들도 대부분 섹스돌이라는 표현을 쓴다.

전세계적으로 섹스돌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인간의 모습을 한 성도구의 생산이 과연 허용되어야 하는가라는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섹스돌이 여성의 모습을 띠고 있어, 여성을 성적 도구로 보는 문화를 더욱 고착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섹스돌은 이제 섹스로봇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섹스로봇 회사 중 하나인 어비스 크리에이션(Abyss Creations)은 지난 2017년 인공지능(AI) 섹스 로봇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하모니라는 이름을 가진 섹스 로봇은 인공지능 머신이 탑재된 지능을 비롯해 표정과 감정을 표현하는 목소리도 낼 수 있으며, 안면 움직임 기능도 있다. 이후 기술은 더욱 발달되어 앱을 이용한 업그레이도 가능하게 됐다. 고객의 요구대로 성격이 만들어지며, 여러가지 반응을 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좀더 인간답게 만들기 위해 실리콘 등의 재료를 이용해 인간과 비슷한 피부를 가지도록 하는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섹스토이 시장은 290억달러(약 32조 3000억원)를 넘어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기술이 더 발전되고 단가도 높아지면서,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섹스돌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인형들을 배치하고 매춘을 하게 하는 이른바 리얼돌 사창가들도 생겨났다. 지난 2018년 프랑스에서는 파리에 문을 연 섹스돌 사창가를 폐쇄하라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파리 지방 의회의 페미니스트와 공산주의자들은 이러한 ‘섹스돌’ 사창가가 여성을 비하하고 모멸하고 있다면서 "여성에 대한 모의 강간을 통해 돈을 버는 곳"이라고 거센 비판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섹스돌 사창가는 영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 이미 퍼져 있다. 롤링스톤 브리나 커 기자는 지난해 11월 토론토에 있는 섹스돌 사창가인 아우라 돌스에 대한 기사를 쓰기도 했다. 

아우라 돌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120달러가 든다. 30분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90달러를 추가로 지불하면 된다. 아우라 돌스 측은 당시 인터뷰를 통해 "사용할 때마다 인형들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제품 및 시설을 청결하기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용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고 밝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섹스돌 매춘기업이 루미돌스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세르히 프리에토 (Sergi Prieto)는 롤링스톤에 "섹스돌 사창가는 이제 큰 흐름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루미돌스는 모스크바를 비롯해 세계 여러 곳에 체인점을 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복스는 "매춘은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불렸지만, 산업이 변화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터넷에서 무료 포르노가 퍼지면서 스트립 클럽과 포르노 영화관이 문을 닫았던 것처럼 정교해진 섹스 돌과 로봇이 있다면 매춘부라는 인간이 직업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편리하고 저렴한 것과 정서적 친밀하지만 가격이 높은 것 사이에서 인간은 언제나 전자를 택해왔다면서 성(性) 산업이 예외가 될 거라고 생각할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섹스돌 혹은 섹스로봇을 둘러싼 윤리적 논쟁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영국 드몽포르 대학(De Montfort University) 로봇윤리 및 문화학부 캐슬린 리처드슨(Kathleen Richardson) 교수는 섹스 로봇과 같은 장치는 성 착취와 학대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포르노를 비롯한 상업적 성 산업은 인간의 성 문화를 왜곡할 뿐만 아니라 강간과 아동학대와 같은 부정적인 행위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뿐만아니라 리처드슨 교수는 섹스로봇과의 성관계는 그저 자위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형식의 일방적인 성행위가 성관계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섹스돌이 생산과 판매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법적 규제가 생겨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윤리적 측면은 물론 건강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섹스돌과 섹스로봇은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공개적 논쟁과 법 규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의 섹스돌 사창가가 열었다는 뉴스를 알리는 블로그 [사진=블로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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