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5 잇단 시동 꺼짐 논란... 고객 안전 대신 책임회피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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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7-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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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BMW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디젤)'가 주행 중 잇단 시동 꺼짐 현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연이은 화재 사태로 신뢰에 타격을 받은 상황이라 사후 처리에 대해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BMW코리아 측은 "정확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공식 대응 방안에 대해서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X5의 일부 차주들이 BMW서비스센터에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으로 문제를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에 X5를 구매한 A씨는 지난 2월 서울의 한 외곽도로를 주행 중 처음으로 시동 꺼짐 현상을 경험했다. 운 좋게 사고를 면한 A씨는 즉시 인천 BMW 송도 바바리안서비스센터에 차량을 맡겼다.

송도 바바리안서비스센터 직원은 "엔진 고압펌프 문제로 발생한 쇳가루가 연료에 들어가 시동 꺼짐 현상이 생겼을 수도 있다"며 "정제되지 않은 연료를 사용했을 경우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부품 교체 등 수리비로 1300만원가량 나왔지만, 차량 자체 문제로 여긴 서비스센터 측은 무상으로 조치를 해줬다. 문제는 5개월도 안 돼 같은 차량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서해안 고속도로 매송 IC 부근을 달리던 A씨는 갑자기 자동차의 시동이 꺼져 가까스로 갓길에 차를 세웠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A씨는 판매점과 서비스센터 측에 차량의 교체를 요구했으나, 무상수리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송도 바바리안서비스센터 직원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체는 어렵다"며 "다만 A씨가 같은 문제를 또 겪을 경우 무상으로 수리받을 수 있도록 사후 서비스(AS) 기간을 5년 정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단 A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천 송도에 사는 B씨도 최근 X5의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을 겪어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한 BMW커뮤니티에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최근 고속도로 주행 중 갑자기 계기판에 주행경고등이 켜져서 보니 곧바로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며, 자신은 물론 또 다른 운전자에게 큰 피해를 줄 뻔했다고 아찔한 순간을 전했다.

BMW코리아 측은 최근 몇 년간 자사 차량의 시동 꺼짐으로 수차례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피해자들은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것은 치명적인 결함이라며 차량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A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고가 브랜드이지만 그 명성을 믿고 차량을 구입했는데 이 같은 문제를 겪으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반복해서 주행 중에 자동차가 멈추는데 누가 자신 있게 이 차를 운전할 수 있겠냐"고 호소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차량의 중대결함이 반복해서 발생할 경우 교체해 줄 것을 판매사에 권고하고 있다"며 "시동 꺼짐과 같은 문제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해당 회사 측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월부터 새로 산 차량이 1년 안에 또는 2만㎞ 미만을 주행했을 때 반복해 고장이 나면 자동차 제작업체가 교환이나 환불해주는 개정된 자동차관리법 일명 '한국형 레몬법'이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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