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동제약, 판매에 눈멀어 역사왜곡까지 했나…세종대왕 마케팅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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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9-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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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대왕과 일본 사신간 일화까지 입맛대로 편집

                               [사진=광동제약 침향환 홈페이지]


광동제약이 올해 1월 출시한 건강식품 ‘침향환’을 홍보하면서 역사왜곡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조선 세종이 일본이 보유한 약재 ‘침향’을 얻기 위해 문화재인 '대장경판'과 맞바꾸려 했다는 것이다.

일본 국왕이 세종에게 토산물(지역 특산물)을 보내면서, 서간(편지)에서 침향을 언급한 부분만 쏙 빼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세종은 침향을 원한 적이 없었고, 일본 국왕이 일방적으로 대장경판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며 침향을 포함한 토산물을 바쳐온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건강식품 ‘침향환’을 온라인 홈페이지에 소개하며 '<조선왕조실록2> 세종이 대장경판과 바꾸려 한 침향'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문구만 보면 마치 세종이 건강을 위해 대장경판과 침향을 바꾸려 한 것처럼 보인다.

침향은 팥꽃나무와 침향나무에서 자연적인 분비물이 뭉쳐진 것으로, 오랜 옛날부터 약재로 쓰여 왔다. 때문에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만이 아니라 태종, 단종, 세조 등 많은 왕들과 함께 침향이 등장한다.

이 같은 이유로 조선왕조실록은 침향을 알리는 데 최고의 홍보 소재로 부상했다. 특히 최근 침향을 주원료로 하는 건강식품이 우후죽순으로 출시되면서, 광동제약은 자사 제품인 ‘침향환’ 알리기에 매진했다.

여기에 세종과 일본 사신과의 일화까지 왜곡하는, 도 넘은 마케팅까지 벌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광동제약의 무리한 마케팅이 역사까지 왜곡할 정도로 비춰지는 건 명백한 실수라고 강조한다.

세종대왕 영릉이 위치한 여주문화원의 안동희 사무국장은 “최근 세종대왕 소재 영화 등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영화가 유행이지만 지나친 해석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기업 등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팩트를 왜곡하는 것도 정도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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