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6년만에 사형 집행 부활..5명 흉악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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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7-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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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사형 집행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14개 주에서 사형을 집행하고 있지만,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은 2003년이 마지막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1명이 희생된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격 참사 후 사형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부 장관 [사진=AP·연합뉴스]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사형수 5명에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살인 및 아동·노인 성폭행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인 범죄자들이다. 

구체적으로는 아칸소 주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백인우월주의자 대니얼 루이스 리(Daniel Lewis Lee), 아리조나 주에서 할머니와 손녀를 살해한 북미 원주민계 레즈몬드 미첼(Lezmond Mitchell), 10대 소녀를 강간하고 살해한 웨슬리 아이라 퍼키(Wesley Ira Purkey), 친딸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살해한 알프레드 버조이스(Alfred Bourgeois), 5명을 총격 살해한 더스틴 리 헝킨(Dustin Lee Honken)이다. 

바 장관은 성명을 통해 "양당(공화·민주) 행정부 아래서 법무부는 최악의 흉악범에 대해서만 사형을 구형했다"며 "법무부는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사법제도가 내린 판결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형 집행은 올해 12월에서 내년 1월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사형은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이뤄진다. 바 장관은 논란이 있던 3가지 독극물 혼합 주사제 대신 펜토바르비탈 1종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는 방침이다. 펜토바르비탈은 강력한 신경안정제로 과다 주사 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부가 사형을 집행하면 16년의 사형 중단 기록이 깨진다. 2003년 걸프전 참전용사 루이스 존스 주니어(53)에 사형을 집행한 게 마지막이다. 그는 군인 트레이시 조이 맥브라이드(19)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권단체와 민주당 일부 대선주자들은 법무부의 계획에 반발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는 사형 집행을 성급하게 계획하는 것은 "개별 사건의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런 식으로 서둘러서 무더기 사형을 집행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사형제 자체를 문제 삼았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사형제는 비도덕적이며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자신이 당선되면 사형제를 폐지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사진=AP·연합뉴스]


1972년 미국 대법원은 주정부나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제를 모두 위법으로 간주하고 종전 사형 판결에 대해 무효를 선언한 적이 있다. 그러나 1976년 대법원은 주정부 차원의 사형제를 부활시켰고, 1988년에는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제도 되살렸다.

사형정보센터(DPIC) 자료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연방법원은 78명에 사형을 선고했는데, 집행은 3건에만 이뤄졌다. 현재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구금시설에는 총 62명의 사형수가 있다. 이 중에는 2015년 찰스턴교회에서 무차별 총기난사로 9명을 살해한 딜런 루프와 2013년 보스턴마라톤 대회에서 폭탄테러를 일으킨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포함된다.

미국에서 범죄자는 연방법원(연방정부 차원) 혹은 주법원(지역정부 차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화폐 위조나 우편 절도와 같은 범죄는 자동으로 연방법원에서 다뤄지며, 다른 경우는 범죄의 심각성에 따라 나뉜다. 중대 범죄일 때 연방법원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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