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이채빈 작가가 전하는 여행크리에이터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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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9-04-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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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 입니다. 여러분의 20대는 어떠한 시절을 보냈고 현재 어떠한 시절을 보내고 계신가요?

그리고 힘든 시기를 어떻게 이겨내고 계신가요? 최근 크리에이터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여행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생겨나기까지 했는데요.

이번 인터뷰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 콘텐츠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여행작가이자 여행크크리에이터 이채빈 작가인데요. 저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힘들 때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여러분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너무 힘들 때는 휴식을 취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한번 찾아나가 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 이채빈 작가 제공/ 이채빈 작가]


Q. 20대에 취업이 아닌 여행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저도 대학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학교를 다니고 전공 공부를 하고 있으면서도 “내가 왜 이 공부를 하고 있는지”, “이게 정말 내가 좋아하는 길인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면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는데 그때 당시 휴학을 하고 서울에 올라와서 이것저것하면서 공부하고 스스로 고민을 하던 시기에 번 아웃이 왔어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여행을 한번 다녀오는 게 어떻겠냐”라고 말씀을 하셔서 제가 첫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그때가 태어나서 첫 해외여행이었어요.

그때 “세상은 이렇게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길이 있는데 나는 왜 수능을 보고 대학을 가서 공부하고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는 길로만 걸어가려고 했을까?”하면서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하게 됐어요.

Q. 그렇다면 지금 현재 대학을 졸업하신 건가요?

A. 아니요, 대학을 자퇴를 했어요. 의류학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사실 과가 저랑 잘 맞는 과가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단순히 옷이 좋으니까 의류학과에 가서 의류학을 공부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정확히 그 과에서 뭘 배우고 공부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에 갔는데 막상 가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거예요.

“이게 나와 맞지 않는데”라는 생각을 하다가 여행을 가게 됐고 여행을 하면서 내가 뭘 더 좋아하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걸로 인해서 일들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일을 하다가 돈을 먼저 벌고 내가 좋아하고 이건 공부를 해야겠다 라는 분야가 생기면 그때 다시 학교를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됐어요.

Q. 그렇다면 글을 어디에 올리셨던 건가요?

A. 저는 처음에 페이스북에 썼고 글을 쓰는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서 백일장에도 나가보고 했었는데 그 취미와 여행을 연결시켜서 내가 여행을 하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내 여행기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올리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시게 돼서 책까지 출간을 하게 된 거 같아요.

Q. 만약 여행이 아닌 남들과 같은 취업의 길을 선택했다면 어떠한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아마 저도 남들과 똑같이 토익 공부하고 취업준비하고 스펙 쌓고 하면서 취업을 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을 하고 전공이랑 잘 맞지는 않지만 아마 전공을 따라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Q. 많은 사람들이 아직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들이 있는데 이채빈 작가께서는 자퇴를 하셨는데 사회에 편견은 없었나요?

A. 어른들이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사회의 인정을 받으려면 대학을 졸업하는 게 낫긴 해요.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고 해서 일을 못하는 건 아니거든요.

제가 확실하게 느낀 건 대학에서 배우는 것과 사회에서 배우는 것이 다른 거 같아요. 그래서 내가 정말 확실한 길이 있고 내가 어떤게 좋아하는 일인지를 안다면 굳이 꼭 대학을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면 제가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일을 해나가고 있으니까요.

Q. 여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도전하는 게 좀 더 쉬워지고 두려움이 사라진 거 같아요. 왜냐면 여행 자체도 저한테 하나의 도전이었거든요.

진짜 어렸을 때 가족들과 딱 한번 여행을 가본 거 말고는 해외를 혼자 여행으로 가본 적이 없었는데 혼자 캐리어를 끌고 아는 사람 한명 없는 타 지로 간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도전 이었어서 그 이후로는 뭔가에 도전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해졌던 거 같아요.

그래서 다른 길을 걷고 다른 일을 시도할 때 쉽고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여행준비 기간은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A. 저는 여행준비를 따로 하지는 않아요. 떠나고 싶을 때 일단 티켓을 끊고 현지에 가서 만나는 사람들한테 어디가 좋고, 어디가 맛있냐 이런 질문을 하고 현지에서 친구를 사귀면서 도시를 즐기는 편이라서 준비를 딱히 하고 가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만약에 인도나 미국처럼 비자가 필요한 국가들은 정말 최소한으로 준비를 하고 가고 나머지는 보통 부딪쳐서 생각을 하는 편이라서 따로 준비는 하지 않아요.

Q. 이채빈 작가의 첫 여행은 어땠나요?

A. 제 첫 여행은 유럽이었는데요.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는데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되게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있고 호스텔 같은 곳에서 잠을 잤는데 호스텔의 경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그 친구들과 얘기를 하는데 제가 생각해온 삶과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다가 여행을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몇 년씩 여행을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갭이어의 시간을 갖는 친구들도 있고 되게 다양했었어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되게 많은 걸 느꼈던 첫 여행이었던 거 같아요.

Q. 언어에 대한 문제는 없었나요?

A. 처음에는 저도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고 막연한 두려움이 아무리 못해도 고등학교 과정까지 영어를 마치면 어느정도 실력이 쌓여 있는 상태잖아요.

그래서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는데 외국인과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에 겁을 먹어서 두려움이 있었는데 여행을 한번 가고 두 번 가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까 어느 정도 괜찮아지더라고요.(웃음)

그것 때문에 좀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었어요.

Q. 이채빈 작가만의 여행스타일이 있나요?

A. 저는 쉬어가는 여행을 하는 편이에요. 한달에 한 도시씩 여행을 하는데 짧게 며칠씩 한 도시 머무는 것보다 한 도시에 오래 있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나만 아는 현지의 맛집 이런 것들을 찾아내는 것도 좋아하고 현지인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좋아하고 쉬엄쉬엄 하는 걸 좋아하는 거 같아요.
 

[사진= 이채빈 작가 제공]


Q. 여행을 갈 때 꼭 챙겨가는 물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다이어리요. 다이어리는 꼭 한권씩 챙겨가고 참 많은 걸 적는 거 같아요.

영수증이나 티켓 같은 거 다 붙여놓고 급하게 엽서가 없을 때 친구들한테 편지 써주고 싶을 때 찢어서 써주고 그래서 다이어리는 챙겨가거나 현지에서 꼭 한권씩은 구입하는 거 같아요.

Q. 여행을 하면서 다니는 출장은 기존에 여행과 무엇이 다른가요?

A. 정말 많이 달라요. 여행을 갈 때는 스케줄을 짜지 않는데 출장을 갈 때는 스케줄을 빽빽하게 짜요.

그리고 만약에 날씨가 안 좋아서 촬영을 미뤄야 된다고 할 때를 대비해서 플랜B까지 생각을 하고 굉장히 바빠요.

아예 다른 거 같아요, 출장은 정말 일이라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만 하고 일만 하다가 오는 거고 여행은 정말 쉬러 가는 거고 이런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Q. 여행크리에이터의 출장은 회사원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나요?

A. 여행 크리에이터의 출장은 아무래도 촬영 위주로 진행 되요. 만약에 도시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러 간다면 그 도시를 소개할만한 장소들을 미리 찾아 놓거나 관광청에서 가는 출장은 일정이 다 짜져 있어요.

근데 저한테 개인적으로 섭외가 들어와서 가는 출장은 일정을 제가 짜고 제가 소개하는 편이여서 장소들을 찾아다니고 촬영을 하고 편집을 어떻게 할지 구상을 하는 그런 출장이에요.

Q. 이채빈 작가의 경우 여행크리에이터도 함께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여행크리에이터는 어떠한 콘텐츠를 만드나요?

A. 굉장히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제일 기본적으로 여행지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요.

여행지 소개에도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그 도시에서 꼭 가봐야 할 곳들이나 꼭 먹어야 할 것들에 대한 것들을 만들기도 하고 그 외에는 호텔 같은 곳에서 제휴가 들어오면 호텔 소개를 해준다던가 아니면 어떠한 제품을 가지고 여행을 가서 그 제품을 계속 노출 시키는 그런 콘텐츠들을 만들기도 해요.

Q. 여행크리에이터 일을 할 때 장비는 개인장비로 사용하시나요?

A. 네, 저는 개인장비를 사용하고 주로 소니 RX100m5라는 작은 똑딱이 카메라를 사용해요.

Q. 그렇다면 휴대폰으로도 많이 촬영을 하시나요?

A. 네, 휴대폰으로도 많이 촬영을 하고 한국관광공사 두 번째 일을 했을 때는 전부 휴대폰으로 찍었어요. 요즘에는 휴대폰이 너무 좋아서 큰 장비가 필요 없는 거 같아요.

Q. 10년 전을 생각해봤을 때 이채빈 작가께서 지금 여행작가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을 하셨었나요?

A. 전혀 그런 생각을 못했어요. 그때는 사실 하고 싶은 건 많긴 했는데 뭘 해야 할지를 모르는 시기였어요. 왜냐면 일단 수능을 봐야 하니까 제 미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여행 작가가 될 거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못했어요.

Q. 이채빈 작가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요?

A. 저는 교우관계가 좋은 편이었어요. (웃음)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했고 공부를 엄청나게 열심히 했던 건 아니었던 거 같아요. 근데 대신 좋아하는 과목은 정말 열심히 했었어요.

제가 언어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선생님께서 “채빈아 너가 모의고사에서 언어 1등급 받아오면 선생님이 맛있는 저녁 사줄게” 이렇게 해서 그때부터 점심시간 쉬는시간에도 도서관 달려가서 공부를 했더니 3주만에 언어 1등급이 나오더라고요.

원래 잘 나와야 2~3등금 정도였는데 그 정도로 한번 빠진 거에는 푹 빠져서 미친 듯이 파는 성격이었고 안 좋아하는 건 잘 안하려고 하는 게으른 성격이었어요.

Q. 이채빈 작가의 삶을 가장 변화 시킨 여행지가 있었나요?

A. 두 군데가 있는데 한 군데는 싱가포르였고 한군데는 인도였던 거 같아요. 굳이 한군데를 꼽자면 인도인데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보통 정말 좋거나 정말 싫다고 하거든요. 저는 두가지를 다 느껴봤어요.
정말 싫었다가 정말 좋아진 국가가 인도거든요.

여행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는데 인도만큼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을 가보지 못했어요. 거기서는 정말 나이가 많은 여행작가 선생님도 만나고 봉사활동을 하러 전 세계에서 온 자원봉사자들도 만났는데 각자의 사연들이 있는 사람들이더라고요.

동남아에서 여행을 할 때는 사연보다는 친구들이랑 여행 온 친구들도 있고 그냥 한번 와 본 친구들도 많아요. 근데 인도는 각자 하나씩 사연들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호텔 옥상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그랬었는데 그때 들었던 이야기들이 제 삶의 가치관을 변화시켜줬어요.
 

[사진 이채빈 작가 제공]


Q. 이채빈 작가의 인생에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A. 아마 떼어 놓을 수 없는 동반자 같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행을 통해서 참 많이 변화하기도 했고 새로운 삶을 살기도 했고 가장 힘들 때 생각나는 것도 여행이고 가장 좋아하는 것도 여행이기도 해요.

Q. 여행 경비 같은 건 어떻게 마련하시나요?

A. 정말 첫 여행은 부모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때 한창 슬럼프가 와 있을 시기였는데 부모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도와주셨어요.

근데 그 이후로 내가 계속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후로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여행경비를 모으려면 아무래도 큰 돈이 필요해서 저는 장례식장에서도 알바를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여행이 일이 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여행을 가고 돈을 받은 편이예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이채빈 작가의 20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A. 늘 즐겁지는 않지만 새롭고 도전하는 삶인 거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20대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아무래도 20대 초반 친구들을 생각하고 말하면 절대적으로 어린 나이예요.

보통 스무살이 되고 21살이 되고 22살이 되고 할 때마다 “내가 뭔가에 도전해도 되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이 길로 가도 되는 걸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는데 그때 도전을 하고 3년을 쓰고 돌아와도 스무살에 시작했으면 23살 24살이잖아요.

정말 어린 나이고 무언가를 시작하기 좋은 나이이니까 무엇이든 도전해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많은 것을 시도 해보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끊임 없이 찾아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많은 걸 경험해보고 즐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이채빈 작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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