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회동 '불투명'…'中 역할론'은 힘 받을 듯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3-03 15: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김정은 전용열차 中 관통해 북상 중

  • 베이징 경유 노선 선택시 만남 성사

  • 북미회담 결렬, 北 대중 의존도 심화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지난달 28일 방중한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제공 ]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끝내고 귀국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갈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미국과의 담판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북한이 중국과 더욱 밀착하는 이른바 '중국 역할론'이 커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 열차는 3일 현재 중국을 관통해 북쪽으로 이동 중이다.

열차가 지나는 주요 역의 경우 도로가 통제되고 무장 군인이 배치되는 등 김 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향할 때와 비슷한 수준의 교통 편의가 제공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스자좡, 톈진, 산하이관으로 이어지는 철로에 대해 지난 2일부터 4일 오후 1시까지 주변 공사를 중단하라는 통지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북·중 접경인 단둥을 지나 신의주를 거쳐 평양으로 가는 최단 노선이다.

이 노선을 선택한다면 베이징을 들르지 않고 4일 밤 늦게나 5일 새벽께 단둥을 통과해 북한 경내로 진입하게 된다.

이럴 경우 시 주석과의 만남도 자연스럽게 불발된다.

당초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귀국길에 시 주석과 회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미국과의 핵 담판이 결렬되면서 베이징을 찾을 명분이 약해졌다.

시 주석과 전격적으로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 외무성 내 중국 담당인 리길성 부상이 지난달 28일 급거 방중한 게 김 위원장의 귀국길 동선 및 시 주석과의 회동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북·중 정상의 만남 여부와 별개로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당분간 교착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의 지지와 지원이 더욱 절실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중국을 방문한 리길성 부상이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차관급 회담을 진행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통신은 "쌍방은 두 나라 최고 영도자 동지들께서 이룩하신 중요한 공동인식을 실천에 옮겨 뜻깊은 올해에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확대할 데 대해서와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완전한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중국도 북한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리길성 부상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사회가 막 끝난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을 주목했다"며 "담판이 이미 깊은 수준에 도달해 이런저런 어려움을 만나는 것을 피하기가 어렵다"고 위로했다.

이어 "중국에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는데, 양측이 신념과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지속하며 목표를 향해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며 "중국도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발휘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미 합의 실패로 대북 제재 완화가 이뤄지지 않아 중국이 실질적으로 북한에 건넬 선물이 마땅치 않다는 게 고민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비핵화 문제가 현재 상태로 유지되고 북한이 중국에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 결렬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대북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 제재의 틀이 유지되는 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