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디테일'만 남았다…남북미, 스톡홀름서 '합숙담판'

박은주 기자입력 : 2019-01-20 18:26
韓 중재자 역할…김정은, 3·1절 서울 답방 주목

북미가 19일(현지시간)부터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철통보안 속에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19.1.20 [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달 말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막혀 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여기에 한국이 북·미 대화의 판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남·북·미는 3국 협력을 토대로 한반도 교착 국면을 타개한다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이 시나리오가 잘 작동할 경우, 그동안 멈춰 있던 크고 작은 한반도 외교 일정이 줄줄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靑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환영"··· 북·미 대화판에 적극 개입하며 '윤활유' 역할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하면서 북·미 간 견해차를 좁히는 '중재자 역할'에 최대한 공을 들일 방침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2월 말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이번 회담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지난해 남·북·미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토대로 관련국들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와 더불어 남북 간 대화도 확대해 가면서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모든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며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한 것도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모든 역할'과 맥이 닿아 있다. 

이도훈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에 머무르면서 북·미 실무협상에서 '윤활유'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선희·이도훈·비건 스톡홀름서 3자 회동 가능성 [연합]


◆北 최선희·南 이도훈·美 비건, 스웨덴서 '디테일' 협의··· 개최지는 '베트남' 유력

큰 틀에서 2차 정상회담의 합의를 마친 북·미는 19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의 '디테일'을 채울 합숙 실무협상을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에 집결했다. 여기에 중간 역할을 맡은 한국이 참석하면서 남·북·미가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지 관심을 모은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차관)이 지난 17일, 한국의 이도훈 본부장이 18일 각각 스톡홀름에 도착한 데 이어 미국의 비건 특별대표도 19일 오후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남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 대표들은 이날 오후부터 3박 4일간 숙식을 함께 하며 각 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조율하는 '합숙 담판'에 들어간다. 

이들은 스톡홀름 북서쪽 50㎞ 지점에 있는 외딴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묵게 되며, 이 장소는 스웨덴 정부가 마련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협상의 '진전'을 언급한 상황인 만큼, 이번 스톡홀름 협상에서 남·북·미가 비핵화-상응조치와 관련해 얼마나 진전된 논의를 이뤄낼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와 휴양지로 유명한 다낭이 거론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전용기인 '참매 1호기'의 항속 거리와 상징성을 고려하면 하노이가 가장 유력하지만, 보안과 경호를 우선순위에 둔다면 다낭이 회담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낭에는 해안가에 위치해 진입로가 1개밖에 없는 유명 호텔과 리조트가 많기 때문이다.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태국과 하와이가 유력한 회담 개최지로 언급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 국가에서 여는 방안을 선호해 지난해 말 몇 주 동안 아시아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걸친 복수의 장소에 사전답사 팀을 파견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뉴스]


◆북·미관계 급진전에 '金 서울답방' 다시 주목··· 3·1절? 4·27판문점회담 1주년?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방한 등 굵직한 외교 일정들이 줄줄이 물꼬가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로 예정됐다가 연기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에 다시금 눈길이 쏠린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르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3월 초에 서울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담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여권에서는 남북 정상이 올해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동행사를 추진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룬 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3·1절에 맞춰 전격 답방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고, 이를 위한 실무적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이 이번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공동으로 개최한다면, 사상 최초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함께 한민족의 역사적 상징성을 부각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치러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이 조기에 성사되더라도 '3·1절 답방'이 성사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보안·경호 문제 등을 모두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 발전의 상징성을 더하기 위해 4·27 1차 남북정상회담 1주년이 되는 4월 27일 전후로 답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회담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로서는 2월 중 북·미회담이 성사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시기는 3월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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