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잘나가던 중국 지리자동차 '삐끗'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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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1-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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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들어 주가 15% 폭락

  •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쳐

  • 中 제조업 경기 둔화 속 자동차株 부진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


중국 대표 민영자동차 제조기업인 지리(吉利)자동차 주가가 새해 들어 15% 가까이 폭락했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지리자동차 주가 목표치를 50% 가까이 낮춘 데다가 주가 하락세로 오너의 주식 연계 파생상품 거래 리스크도 커졌기 때문이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지리자동차 주식은 새해 첫 거래일인 2일부터 4일까지 사흘에 걸쳐 14.5% 급락했다. 특히 3일 하루에만 주가는 8.16% 폭락했다.

주가 폭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건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지리자동차 주식 투자 등급 의견을 ‘매도’로 낮추고 목표 주가도 기존의 주당 15홍콩달러(약 2100원)에서 반토막 수준인 8홍콩달러로 확 낮췄다고 중국 재화망은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는 곧 자동차 판매량 침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지리자동차 산하 브랜드 보웨(博越)와 링커(領克) 재고차가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또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으로 아시아 전체 자동차 주식이 리스크에 직면했다고도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지리자동차 내년 순익 전망치도 낮췄다. 보고서는 올해 지리자동차 순익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121억2700만 위안(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순익이 4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에서 크게 낮춘 것이다. 보고서는 2020년 지리자동차 순익은 25% 증가한 114억4200만 위안으로 전망했다. 또 2021~2025년까지 매년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기존의 3%에서 2%P 낮춘 1%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리수푸(李書福) 지리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1년짜리 주식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는 소식도 중국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파생상품에 묶인 지리자동차 주식만 모두 8522만주로,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11억3290만 홍콩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리 회장은 앞서 2017년 5월~2018년 5월에도 1년짜리 주식 연계 파생상품 거래로 40억 홍콩달러에 가까운 차익을 남긴 바 있다. 당시 1년 사이 지리자동차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뛰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번 짭짤한 재미를 본 리 회장은 지난해 또 다시 주식 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지리자동차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리수푸 회장 투자 리스크가 커진 것이다.

1986년 중국 저장성에 설립된 중소 민영자동차 업체였던 지리자동차는 지난 2010년 스웨덴 자동차공룡 볼보 인수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말레이시아 국민차' 프로톤,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 등의 지분을 인수했다. 또 하늘을 나는 자동차, 즉 플라잉카 제조업체인 미국 실리콘밸리 자동차업체 테라퓨지아도 손에 넣었다.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순익을 거두며 '질주'했지만 하반기부터 본격화 된 중국 자동차 시장 불황을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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