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급자족' 나선 대기업, 분주한 발걸음에도 갈 길 9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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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1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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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다음달 사업장 내 태양광 패널 설치…2020년 미·중·유럽 사업장 100% 재생에너지 대체 계획도

  • 자발적 노력에도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1%에 그쳐

다음달 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내에 완공될 태양광 패널. [사진=삼성전자 제공]


대기업들이 '에너지 자급자족'에 나서고 있다. 자체적인 태양광 에너지 생산 설비를 갖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는 등 글로벌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말 경기 수원사업장 내 주차장과 건물 옥상 등 빈 공간을 활용해 4만2000㎡ 면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경기 평택과 화성사업장에도 태양광과 지열 등 2만1000㎡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설치에 나선다.

이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 중국 소재 제조공장과 사무실 등 해외사업장에서는 모든 공간에서 사용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0년을 기준으로 3.1GW급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갖추게 된다. 이는 국내 4인 가족 11만5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서플라이 체인 프로그램에도 가입한다. 이를 통해 협력사의 기후변화 리스크를 파악하고, 상위 100개(구매 금액 기준) 협력사들에 재생에너지 조달 현황과 목표 수립을 권고할 예정이다.

2020년 이후를 대비한 중장기 전략도 함께 구상 중이다.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재생에너지 공급계약(PPA)은 물론, 외부 연계 시설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친환경적 반도체 생산 공장’에 초점을 맞춘 사업 비전을 내놨다. 지난 10월 SK하이닉스가 선언한 '2022 에코 비전'은 2022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폐기물 재활용률 95% 달성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해외 소재 사업장의 경우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100%로 늘리고, 국내 사업에서는 폐열 재활용·태양광 패널 설치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비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LG전자 공장. [사진=LG전자 제공]


이미 태양광 발전을 통해 자체 에너지 생산에 나선 기업도 있다.

LG전자는 2012년 경북 구미와 경남 창원에 위치한 공장에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다. 경기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과 LG하우시스 울산 공장에 있는 태양광 발전 시설까지 합치면 18.4MW 규모다. 2023년 완공될 창원 스마트팩토리 또한 태양광 패널, 에너지저장장치(ESS), 고효율 공조시스템 등 친환경 에너지 설비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LG전자는 2012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도입한 녹색전력파트너십(GPP)에 가입해 2016년 기준 미국 사업장 내 사용 전력의 14%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과 달리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제도의 법적 근거가 없는 국내에서는 스스로 사용할 전력을 자체 발전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밖에 없기 때문이다.

CDP는 삼성전자의 재생 전력 소비량을 18만MWh로 추산했다. 전체 소비 전력의 1.1%에 해당하는 양이다. LG전자 또한 재생 전력 소비량은 전체의 0.37%에 불과한 5010MWh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대기업들이 빈 공간을 활용해서 자체 조달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환경은 물론 기업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며 "직접 구매제도 도입은 물론 재생에너지 송·배전망까지 갖춰진다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데 빨리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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