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쟁탈전] 여현덕 조지메이슨대 석좌교수 "블록체인 경쟁력, 기술·창업 아이디어 융합시키는 창의력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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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11-1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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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천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따라잡기 쉬운 분야 정해 전략적 공략

  • 상용화 여부 빠르게 판단해 결합할 수 있어야 '진보된 기술'로 확장

  • 韓 블록체인 특허 美·中과 격차···범정부 차원 시스템 구축 지원을

여현덕 조지메이슨대 공공정책대학원 석좌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기존의 질서를 파괴할 정도로 막강하기 때문에 와해적이라고 표현된다"고 말했다. [사진= 남궁진웅 기자]


"블록체인 기술 중에서도 따라잡기 힘든 원천기술 개발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략적 관점에서는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더해 빠르게 융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도 필요합니다."

여현덕 조지메이슨대 공공정책대학원 석좌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블록체인을 미래 기술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일까.

여 교수는 "단순히 말한다면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은 시스템의 효율과 연결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블록체인은 수직화된 구조를 수평적 질서로, 통제에서 자율로 시스템의 대전환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와해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과거 방식을 파괴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는 뜻이다.

그는 "블록체인은 기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철학·수학·정보기술(IT)·산업 등이 모두 결합되기 때문에 시스템의 중심이 된다"며 "비즈니스, 커뮤니티, 금융, 행정, 의료, 예술, 일상생활 등 전 분야에서 변화를 촉진하기에 블록체인이 문명을 바꿀 기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 블록체인 특허, 세계 3위지만 중국과 격차 커

다른 기술과 다르게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불린다. 현재 우리나라는 AI·IoT 분야에서 다른 나라에 뒤쳐져 있다. 한국의 AI 관련 특허 수는 306건으로 전체의 3%에 불과하다. 일부 국가가 40~50%가량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 격차가 크다.

그나마 가장 늦게 태동했고 장차 제2의 인터넷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지능정보·초융합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술 관련 특허는 8%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기술 경쟁력은 미국·중국에 이어 3위다. 특허청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497개, 중국 472개, 한국 99개씩 블록체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위와 격차가 크지만 승산은 있다. 블록체인은 AI나 IoT에 비해 비해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글로벌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 현재 분위기는 2000년대 초 벤처붐 시기와 비슷

블록체인을 둘러싼 지금의 분위기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벤처가 태동했을 때와 비슷하다는 게 여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시간이 지난 후 살펴보니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벤처기업이 500개가 넘는 등 당시 창업에 성공한 기업들이 많이 나왔다"며 "지금을 그때와 유사한 시기로 보고 창업에 대한 열기를 수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 등장한 '친구 찾아주기' 서비스가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후 해외에서 상용화돼서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기술 융합과 상용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창업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수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아이디어, 기술, 사업 모델, 자금 소스 등을 모으면 비용이나 시간, 에너지 등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민간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다. 정부의 마스터 데이터 구축이 필수적이다. 어떤 아이디어가 상용화되는지 구분할 수 있고, 아이디어 간 새로운 결합을 할 수 있어야 진보된 기술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판단이다.

◆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책 마련해야

민·관 합동 시스템이 한시라도 빨리 구축돼야 하는 이유다. 여 교수는 "따라잡기 힘든 분야보다 효과적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부분을 정해서 융합 전략을 세우고 활성화해야 한다"며 "선진국과 우리나라에서 이미 만들어진 기술을 융합해서 산업화·상용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물리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꽃피는 개발 피크 타임을 보통 2020~2023년으로 보는 것 같다"며 "골든타임이 지나 경쟁에서 밀리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다. 조선업 사례만 봐도 그렇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조선업에서 최고였다. 그러나 이는 핵심 기술이 부족해 조립 분야에서만 최고였다. 해양 플랜트의 기술 자립도는 20%도 안됐다.

여 교수는 "조선업이 어려워진 것을 기업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면서 "기초교육·환경·빈곤 등과 관련해 두 개 국가 이상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국제기구에서 다루듯이 여러 기업에 공통 적용되는 것에 대해선 정부가 발 빠르게 나서서 연구개발(R&D)와 기술에 대한 미래 설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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