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상원 공화, 하원 민주' 유력…"시장엔 분열이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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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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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중간선거 D-2 시나리오별 시장 영향은?…미·중 무역전쟁 향방도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이 6일(현지시간) 치를 중간선거 판세는 당초 예상대로 굳어가는 분위기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되,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할 공산이 커 보인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취합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일 현재 판세는 상원(전체 100석 중 35석 선출)이 공화당 50석 우세, 민주당 44석 우세, 경합 6석이다. 반면 하원(435석 전체 선출)은 민주당 203석 우세, 공화당 196석 우세, 경합 36석으로 '블루 웨이브'(민주당 바람)가 거세다. 선거 결과 예측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도 공화당의 상원 수성 가능성을 84%,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은 85%로 봤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월가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도 최신 보고서에서 파이브서티에잇의 분석을 근거로 비슷한 결과를 예상했다. 이 은행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첫손에 꼽은 게 '민주당 하원 탈환, 공화당 상원 수성' 시나리오다. 그 다음으로는 '공화당 양원 수성', '민주당 양원 장악' 순이다.

BofAML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의 정책지향점이 달라지고, 이는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상원 공화, 하원 민주 유력…"증시는 교착상태서 잘 올라"

이번 중간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 주도권을 되찾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과반수 의석으로 주도권을 나눠갖더라도, 표 차이가 지금보다 줄어 교착상태가 심화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다만 지난달 크게 흔들린 증시에는 오히려 정치권의 교착상태가 호재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만한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지프 송 BofAML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증시는 교착상태에서 잘 오른다"며 공화당 대통령 아래 의회가 분열됐을 때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이 12%로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로리 칼바시나 RBC캐피털마켓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도 시장에서 이 시나리오를 기대해온 만큼 실현되면 증시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공세 등이 시장을 흔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버트 뮐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민주당이 탄핵 공세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하원 과반이 동의하면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최종적으로는 상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해 실현되기 어렵지만, 탄핵소추만으로도 트럼프를 '레임덕(절름발이 오리·임기 말 권력누수)'으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법인세 감세(세제개혁) 등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친성장정책에 역풍을 일으켜 시장을 냉각시킬 수 있다.

아울러 의회의 분열은 양당이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접점을 찾지 못한 기반시설(인프라) 투자를 더 지연시킬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 성과인 오바마케어 폐지 등을 둘러싼 논란 또한 이어질 전망이다.

증시에서는 제약·헬스케어업종이 현상유지 기대감에 수혜를 누릴 것으로 관측됐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추진한 국방비 증액엔 민주당도 합의한 상태여서 국방 관련 업종도 랠리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시장엔 현상유지가 최선, 민주 양원 탈환은 최악

공화당이 양원 다수당 지위를 지켜내는 게 증시에는 최고의 호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화당이 세를 유지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공화당과 함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추가 감세 및 규제철폐, 오바마케어 폐지 등을 밀어붙일 태세다.

시장에서는 특히 추가 감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산층 10% 감세'를 공언했고, 하원은 지난 9월 '세제개혁 2.0' 관련 법안 3개를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서명한 기존 세제개혁 조치 가운데 7년 시한으로 된 개인감세를 영구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월가에서는 미국 의회 구도가 중간선거 이후에도 이어지면 증시에서 감세 수혜주, 정유 및 재량소비재주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친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데 따른 리스크(위험)도 경고했다. 요하네스 뮐러 DWS 거시리서치 책임자는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면) 미국 증시가 단기적으로 세제(감세)와 탈규제에 대한 기대로 이익을 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과열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하원과 더불어 상원까지 장악할 가능성은 지극히 적다. 2석만 더 얻으면 과반수인 51석을 얻을 수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새로 뽑는 35석 가운데 민주당 의석이 26석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를 모두 지키고, 2석을 더 얻어야 상원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실현되면 시장엔 가장 큰 악재가 될 전망이다. BofAML은 블루 웨이브가 양원을 덮치면 지난달 홍역을 치른 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민주당이 상원에서 1조 달러 규모의 기반시설 투자를 추진해온 만큼 산업·소재주는 수혜를 볼 전망이다. 반면 민주당의 규제 압력에 금융, 헬스케어주는 피해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중 무역공세 더 거세질 듯…미·중 정상회담 변수

전문가들은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반무역 공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패하면 공화당 내 협상파를 몰아세우고, 승리하면 폭탄관세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공세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중국의 인권문제 등을 문제삼아 대중 압박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투자회사 코원의 크리스 크뤼거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가 끝난 뒤 연간 267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폭탄관세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 전체가 폭탄관세 대상이 되는 셈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대화(전화통화)를 했다"며 타협 기대감을 자아냈다. 두 정상은 오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담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이 '중간선거용 카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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