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인터뷰] "이달 첫 국제노선 취항... 2022년까지 12대로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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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승호 기자
입력 2018-11-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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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성 입증... 고객 만족 높아

  • 고객 의견 청취.. 내달 오키나와 취항

엄일석 에어필립 회장이 경영전략과 미래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에어필립 제공]


"직원이 존중받아야 고객들이 존중받는다. 이윤보다 사람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과 회장은 상하관계가 아니고 동업자 관계다. 존중받는 직원은 사명감으로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다."

에어필립 엄일석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직원 입장에서 생각하고 현장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한다. 기자와 인터뷰 중에 걸려 온 한 직원 전화에 필요한 간식이 피자인지 치킨인지 물을 정도다. 신생 항공사라 기장을 구하기가 어렵자 직접 나서 '삼고초려' 끝에 모두 영입했단다. 투박하지만 인간미가 느껴진다.

지난 6월 30일 처음 취항해 9월 12일, 75일 만에 1만 번째 탑승객을 맞았고 탑승률이 75%를 넘어섰다. 비약적인 발전이다. 그의 경영철학이 녹아들었을까. 에어필립은 전 직원이 정규직이다. 엄 회장 스스로 이것이 회사 경쟁력이라고 자부한다. 장차 소형항공운송사업에서 벗어나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받을 작정이다. 오는 28일 무안-블라디보스토크 국제노선을 취항할 예정이다. 이어 일본 오키나와, 중국, 대만, 홍콩으로 노선을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는 큰 항공기를 들여와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노선도 취항할 계획이다.

에어필립의 필립은 '必立'이고 두 번째 사업이 실패하자 선친이 정해 준 이름이다. 어린 시절부터 항공기에 관심이 많아 앞으로 수개월 안에 항공기 조종기술을 배워 부기장이 되겠다고 했다. 항공기 사용사업자인 ‘블루에어라인’을 인수해 항공사업을 시작했다. 호남대표 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는 엄일석 회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 회사 슬로건이 ‘Guarantee Your Sky(당신의 하늘을 책임집니다) ’다. 지난 7월 30일 처음 취항한 소형항공기(ERJ-145) 안전한가.
“ERJ-145기는 안전성이 입증돼 미국·유럽·일본 등 항공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지역운송용 항공기로 900대가 생산돼 600대가 운항 중이다. ERJ-145는 브라질 엠브라에르사가 개발한 50인승 리저널제트 여객기로 항속거리가 2480㎞다. 2~3시간 거리의 도시를 이어주는 중단거리 여객기다. 미국의 아메리칸항공에서는 지선용 항공기로 120기를 운항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에어필립과 코리아익스프레스에서 각각 2기씩 운용하고 있다. 안전성이 검증된 항공기다. 에어필립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안전’이다. 관행상 운항에 지장이 없는 정비요소가 발생하더라도 운항을 정지하고 완벽하게 정비가 돼야만 운항하도록 지침을 주며 안전을 살피고 있다.”

- 에어필립 기장들의 역량은 어느 정도인가.
“에어필립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안전’이다. 대형 항공사에서 수십년 경력을 쌓은 우수한 조종사와 정비사들을 삼고초려 끝에 내가 직접 모셔왔다. 에어필립 기장들은 대부분 K항공사 출신으로 구성됐다. 에어필립 입사 전 1인 평균 1만3700시간의 비행시간과 K항공사에서 평균 근속 20여년인 베테랑이다. 50인승 소형항공기라 탑승하기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숙련된 기량을 가진 기장들의 조종 실력에 대형항공기보다 더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 고객 만족도는.
“에어필립을 이용한 탑승객들이 남긴 후기를 웹(Web)에서 내가 직접 지켜보며 고객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신생항공사라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운용하고 있는 기종은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기종이어서 불안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탑승한 고객들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고객이 처음 마주하는 운송직원(공항카운터 직원)부터 지상조업 직원, 객실승무원들 서비스에 모두 만족해하는 것 같다. 항공기는 작지만, 좌석 간격은 타 항공사에 비해 넓은 편이라 편안하다는 의견도 많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항공사로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

- 에어필립의 최대 장점이라면.
“사람이다. 에어필립의 270명 직원 모두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항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계약직이 많다. 공항에서 수속을 밟을 때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발권하는 사람들을 운송직이라고 하는데, 항공사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대부분 외부 용역업체 직원들이다. 이 밖에 정비와 지상조업도 용역업체 계약직 직원이 하고 있다. 에어필립에는 계약직 직원이 없다. 운송과 지상조업, 고객센터 등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타 항공사와 달리 모든 직원이 소속감과 자긍심을 갖고 고객서비스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우리 에어필립의 가장 큰 경쟁력이 여기에 있다고 확신한다.”

- LCC(저비용항공사) 규모로 한 단계 높이겠다고 공언했는데.
"에어필립은 소형항공사로서 현행 법령에 따라 50인승 이하의 항공기를 운영하게 돼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50인승 항공기는 단종돼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 또 수익성이 큰 외국공항의 취항을 위한 슬랏(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시간) 확보나 국제항공운수권 배분에 제약요건이 많다. 그래서 에어필립은 300억 이상의 자본금을 확보했고 소형항공운송사업에서 벗어나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ACL)를 취득하려고 한다.”

- 예정대로 11월 중 무안-블라디보스토크 국제노선을 취항하나.
“오는 11월 7일 3호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11월 28일부터 무안-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취항이 이미 90% 달성된 상태다.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올 상반기에 100%의 성장률을 보인 목적지다. 에어필립은 지난 여름부터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국제선이어서 내가 직접 답사단과 함께 연해주청에서 도로교통국장, 국제협력국장, 관광청장, 등록청장 등 주요 인사들과 취항을 주제로 논의했고 충분한 협조와 지원을 약속받고 돌아왔다. 이후 실무진이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실을 개설하고 시스템 등 취항 관련 실무 준비를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도입될 3호기가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투입될 것이다. 준비는 단계별로 잘 진행되고 있다.”

- 국제노선을 더 늘릴 계획인가.
“11월 28일 무안-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시작으로, 12월에는 무안-오키나와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대만, 홍콩 등으로 노선을 늘릴 계획이다. 에어필립은 2022년까지 12대의 기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ACL)를 취득하는 내년에는 큰 기종으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노선도 취항할 생각이다.”

-기존 항공사와 제휴할 생각은.
“항공사끼리 제휴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지원돼야 하는 부분이 많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항공사인 에어필립과 부합하는 항공사라면 언제든지 제휴할 생각이 있다. 항공사 간 제휴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편리한 일정표를 제공할 수 있다면 타 항공사와 제휴를 통해 좋은 비즈니스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다.”

- 기업인으로서 포부는.
“ ‘사람중심’의 인재경영을 통해 고용 정책에 본보기가 되고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해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겠다. 현재 에어필립은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앞장서기 위해 지상조업과 운송직, 고객센터 직원들까지 직원 251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또 올해 안에 무안으로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어서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인재 채용에도 애쓰고 있다. 실제 올해 하반기 신입, 경력사원 110명을 채용했고 추가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에 대비해 45명을 추가로 채용하려고 한다. 채용 인원의 40%를 호남 출신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또한, 대형항공사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꺼리고 있는 무안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신설해 해외여행을 가는 지역민들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려고 한다. 기업 발전이 지역사회 발전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손을 맞잡고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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