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학자 "무역전쟁에서 이기려면 美 기업인 마음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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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10-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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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前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 출신 판강 원장 칭화대 연설

판강 전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 [사진=바이두]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중국은 미국 기업인의 마음을 사야 한다."

중국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유명한 판강(樊綱) 중국 선전 종합개발연구원 원장이 17일 중국 베이징 칭화대학교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게 바로 중국이 미국기업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전날 베이징 칭화대학교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서다.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 출신인 판 원장은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해 더 많은 관세를 물리고 중국의 미국 투자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중국은 미국기업, 그리고 중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에 보복성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중국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건 재계 뿐"이라며 "만약 미국 기업인을 겨냥한다면 중국은 정말로 무역전쟁에서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판 원장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공세에 반격하기보다는 시장을 더 개방하고,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그것이 중국에 더 이익이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공세에 맞서 중국 정부는 그동안 시장 개방을 더 확대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환영하고, 중국 내 외국인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겠다고 제창해왔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갈 것을 우려한데서 비롯된 움직임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자동차 분야에 대한 외자 규제 철폐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중국기업과 합작하지 않고 단독으로 중국 상하이에 공장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게 대표적인 예다. 미국 최대 정유업체인 엑손모빌도 지난달 중국 광둥성에 50억 달러 규모의 화학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인은 무역전쟁으로 입을 타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의 약 3분의 2가 양국간 무역전쟁으로 이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에 법인을 둔 미국기업 400여개 중 3분의 1이 생산기지를 중국 이외 다른 지역으로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도 답했다.

판 원장은 "최근 미국 사회에서 반중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며 "중국은 시장 개방이나 외국 비즈니스 투자환경 방면에서 우리가 부족한 점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과거에 했었야 했던 것"을 이제라도 반드시 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경제시스템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와 외국투자자들을 달래야 한다"고 말했다.

판 원장은 또 "오늘날 미국이 일으킨 무역전쟁이 꼭 무역적자 때문만은 아니다"며 "무역전쟁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장기전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미국의 진정한 의도는 무역적자를 줄이는 게 아닌, 중국의 발전, 특히 중국 기술력을 억제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판 원장은 중국이 미국 국채를 무역전쟁에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임도 강조했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내다팔면 무역전쟁이 금융전쟁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는데, 중국은 금융방면에서 매우 취약한만큼 중국이 미국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란 게 판 원장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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