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울산시설공단이 다시 생각해야 할 질문

정종우 기자
정종우 기자
 

"공단 직원들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단이 왜 존재하는지, 시민에 대한 책무를 다시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최근 울산시설공단 현안회의에서 나온 김상욱 울산시장의 발언이다.

짧은 말이었지만 의미는 가볍지 않았다. 특정 직원을 질책하기보다 공공기관이 시민을 바라보는 기준을 다시 생각해 보자는 주문에 가까웠다.

공공기관은 법과 규정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절차를 이행했다고 해서 행정의 책임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시민이 겪는 불편을 얼마나 줄였는지, 그 결과로 평가받는 것이 공공기관이다.

최근 문수컨벤션웨딩홀 운영 문제는 이런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시설공단은 계약 종료 사실을 운영업체에 통보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약자들이 겪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문수축구경기장 관람석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시민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단순히 의자의 색깔 때문만은 아니다. 현장의 의견이 행정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시민과의 소통이 충분했는지를 묻는 과정이었다.

공공기관이 시민의 신뢰를 얻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현장을 먼저 살피고, 불편을 먼저 발견하며, 시민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행정은 회의실보다 현장에서, 보고서보다 시민의 일상에서 평가받는다.

울산시설공단은 체육시설과 공원, 문화시설 등 시민 생활과 가장 가까운 공공시설을 관리한다. 시설 하나의 작은 불편도 시민에게는 매일 마주하는 일상이 된다. 그렇기에 공공기관일수록 규정의 완결성보다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의 완성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공단은 새로운 수장을 맞이할 시기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사람 한 명이 바뀐다고 조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 중심의 행정이 조직 문화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변화는 시작된다.

공공기관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그만큼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와 행정의 품질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번 현안회의가 일회성 지적으로 끝날지, 조직이 스스로 역할을 돌아보는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변화에 달려 있다.

공공기관은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

당연한 원칙이지만, 행정이 흔들릴 때마다 가장 먼저 되새겨야 할 원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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