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수호해야…中 개혁개방 확대할것" 미국에 메시지 날린 리커창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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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9-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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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 연설…전세계 100여개국 2000여명 참석

  • 美 일방주의 비판…中 개방 확대 의지 강조

  • '9·18 국치일' 거론...무역전쟁 결사항전 의지 불태우는 중국

중국 톈진에서 19일 열린 12회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에서 리커창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자유무역 기본 규칙을 수호해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함께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지, 일방주의적 행동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중국의 개혁개방의 보폭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다. 이는 중국과 전 세계 각국에 거대한 발전 기회를 가져올 것이다."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이 본격화 하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지난 18일 개막한 중국 톈진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에둘러 비판하면서, 중국이 개혁·개방을 지속해 나갈 것임을 강조하는 '홍보의 장'으로 활용한 모습이다.

올해 하계 다보스포럼에는 4개국 정상을 비롯,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2000여명의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포럼은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과 함께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하는 국제포럼으로, 2007년부터 중국 톈진과 다롄에서 번갈아 개최해 왔다.

◆ 美 일방주의 비판…中 개방 확대 의지 강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9일 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세계화의 흐름은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인류의 수 차례 산업혁명 역시 글로벌화의 기초 아래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류 발전을 위해 상호존중, 상호포용, 평등협력이 필요하다”며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자유무역 기본 규칙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중국이 개혁·개방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뜻도 내비쳤다. 더 많은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기업의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하는 등 중국기업과 동일하게 대우해 중국에서 공평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적재산권 보호 역량을 더욱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을 의식한듯, 리 총리는 중국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을 것이란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위안화 환율이 최근 어느 정도 변동을 보이고 있는 것을 두고 중국이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리 총리는 "위안화 가치의 일방적인 절하는 중국에도 득보다 실이 많다"며 "중국은 절대로 위안화 평가 절하를 통해 인위적으로 수출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위안화 가치를 합리적 균형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리 총리는 중국 경제 발전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오늘날 중국 경제발전은 적지 않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 경제무역 환경의 두드러진 변화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피해가긴 어렵다며 중국 경제의 안정적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은 도전과 리스크에 대응할 수 많은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거시경제 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안정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부채를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유동성의 합리적으로 충분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은 절대 홍수가 밀려드는 것과 같은 양적 완화정책을 사용하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앞서 18일 포럼 참석 차 중국을 방문한 세르비아·에스토니아·라투비니아·사모아 4개국 정상과 연달아 릴레이 회담을 이어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를 의식한 듯, 시 주석은 각국 정상에게 "일방주의에 반대하고 다자주의를 수호해 개방된 세계경제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 '9·18 국치일' 거론...무역전쟁 결사항전 의지 불태우는 중국

동시에 중국 관영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2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폭탄에 맞서 결사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게 장기적으로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기는 중국으로선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이 200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24일에 맞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9일 온라인 사평에서 중국에서 `국치일(國恥日)'로 불리는 9·18사변(만주사변)이 발발한 날 미국이 2000억 달러어치 관세 부과를 발표한 것에 주목했다. 사평은 87년 전 제국주의 침략 속에서도 가난하고 병약했던 중국이 민족해방과 국가통일을 이뤄냈다며, 중국은 어떤 도전과 시련도 극복해 더욱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또 다른 관영언론인 환구시보도 19일자 ‘2000억 달러 관세 위협으로 중국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중국은 미국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평은 "지난 반 년간 미·중 무역갈등은 나날이 고조돼 미국은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시종일관 절제되고 이성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관세 방망이'에도 중국은 두려워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처음과 같이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또 사평은 "일부 경제학자들은 태평양 너머에서 날아온 '부메랑'이 언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며 "왜냐하면 모두들 중국이 이미 과거 누구나 괴롭히던 중국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평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도발한 목적은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극단적 수단으로 중국의 경제제도를 바꿔 중국 경제가 발전하기 못하게, 심지어 중국 경제를 쇠퇴하게 만들어 '아메리카 퍼스트' 자리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오늘날 전세계 주권국가라면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며, 중국은 국가 주권과 자기발전 권익을 보호할 능력과 결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미국의 관세 위협이 중국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이성을 되찾을 것을 경고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싱크탱크 브뤼겔을 찾은 자리에서 "미국은 이성을 되찾으라"고 경고했다고 홍콩 명보는 보도했다. 저우 전 총재는 "미국이 전체적인 국면과 전 세계 이익을 중요시 하길 바란다"며 "이제 막 바둑판이 시작됐을 뿐,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중국이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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