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11년 만의 경제인 방북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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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8-09-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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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방북

[윤정훈 산업부 기자]


"11년 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최근 기자와 만난 재계 고위 임원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11년 전에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비핵화 논의가 이뤄졌다면, 이번은 두 차례 만남을 통해 서로 간에 의견 교환이 된 상황이라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상회담의 속도도 확 바뀌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을 한데 비해,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만 벌써 세번째다. 우스갯소리로 동창생보다 남북 정상이 더 자주 만난다는 말도 나온다.

이전과 다른 분위기는 참석하는 경제인 명단에서도 드러난다. 재계 1위 삼성 이재용 부회장 참석이 대표적이다. 과거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 삼성은 윤종용 전 부회장이 동행했다. 이에 재계는 이번 방북으로 삼성이 남북경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시 4대 그룹 총수 중 막내로 참석했던 최태원 SK 회장은 이번에는 맏형으로 동행했다. 최근 가장 활발한 경영을 펼치고 있는 만큼 SK가 남북경협에서도 앞장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제는 경협이 아니라 비핵화다. 이에 현 단계에서 내놓을 투자 보따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실제 최 회장은 11년 전 방북 후 "투자·연구할 만한 게 있을 것 같다"고 밝혔지만, 남북경협은 진전되지 않았다.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핵화만 이뤄진다면 삼성, 현대차, SK, LG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남북경협 사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는 과거 북한에서 위탁생산 방식으로 TV 등을 생산한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경협이 이뤄진다면 이와 유사한 방식의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로템과 현대건설 등을 통한 철도 인프라 사업, SK는 자원개발·인프라·통신 등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문화체육예술인 수행원 중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 가수 지코와 에일리 등이 남북 평화 교류를 위해 특별수행원에 포함됐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문화가 정치·경제보다 남북 간의 교류에는 제격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전히 남북경협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번 방북 수행원에 포함된 가수 에일리의 '보여줄게'라는 곡에는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라는 가사가 나온다. 이 가사처럼 완전히 달라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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