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 배우 김권 "다양한 결을 가진 배우 되는게 꿈…대중들 마음 움직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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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8-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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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길었던 6개월의 시간동안 한 드라마를 무사히 완주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배우 김권은 ‘같이 살래요’를 통해 더욱 단단하고 견고해졌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난 김권은 “‘같이 살래요’로 6개월동안 좋은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고 문식이라는 인물도 밉지만은 않게 해주신 게 감사하다”는 종영 소감을 전했다.

김권은 갑질이 주업인 빌딩주 미연(장미희 분)의 금수저 아들, 인테리어 회사 개발팀 팀장 최문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악역같지 않은 악역으로 그 중간 어디쯤을 연기하느라 꽤나 고생한 모습이었다.

밉상 캐릭터지만 당위성을 부여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어 나갔다.

김권은 “(최문식과) 비슷한 점은 부모님을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다.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문식이의 행동이 잘못된 건 많지만 갈때까지 가보자는 근성들이나 집념은 나와 비슷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물론 힘든 점도 있었다. 그는 “극단적인 감정 연기가 많아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텍스트로 접하는 것과 몸소 경험하는 차이가 있는데 실제로 겪으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했다. 그냥 솔직하게 연기하자고 생각했다. 멋부리지 않고 솔직한 감정으로 임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김권은 “감독님께서 굉장히 무서운 편이시다. 감독님께서는 리더십이 있으셔서 이끌어가시는 편이다. 연출하시는 방법이 정해져 있다”며 “사실 예전엔 연배 어린 감독님과도 많은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우리 감독님은 ‘호랑이 감독님’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한 분이었다”고 감독님과의 작업을 떠올리기도 했다.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게 된 김권은 부담감도 있었을 터. 그러나 ‘같이 살래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부모님 때문이었다.

김권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서였다. 원래 다른 작품에 캐스팅이 됐었는데 부모님께서 워낙 주말드라마의 팬이시기 때문에 (선택했다)”라며 “또 선생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있다. 긴 호흡의 드라마를 쭈욱 가면서 나란 놈의 감정이 어디까지 가는지 궁금했다”라고 밝혔다.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같이 살래요’의 최문식의 어린시절 가정은 불운했다. 실제 김권과는 완전히 달랐다.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권은 주변인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는 등 최문식 연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상상을 많이 했다. 실제로는 감사한 가정 환경이지만 이런 상황이 틀어진다면 어떨까하는 상상으로 시작했다. 예전에도 비슷한 캐릭터를 했었다. 하지만 참고할만한 특성은 없었던 것 같다”며 “대신 학교 폭력에 대해 참고했다. 어릴적 따돌림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 친구에게 아픈 기억이겠지만 인터뷰를 좀 해도 되겠냐고 물어보고 인터뷰를 했다. 은둔자를 표현하고 싶었다. 노트에 직접 적어가며 행동들을 파악했다. 또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연기는 더욱 잦아졌다. 김권은 “후반을 가면서 저에 대한 서사도 나오면서 조금 더 감정들이 이입이 잘 됐다. 겉멋을 빼면서 진짜를 연기하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선생님들께 그런 점을 배웠는데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한 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같이 살래요’에 출연하며 주변 반응도 달라졌다는 그는 “처음엔 어머님들께 ‘엄마 결혼 반대하지말라’고 많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저를 향한 반응이 달라졌다. ‘쟤라면 저럴 수 있겠다’ ‘불쌍한 아이구나’라는 생각들을 하시더라. 그때부터는 제게 따뜻하게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긴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김권은 “한 번은 백화점 시식 코너를 갔는데 일하시는 어머님께서 제게 한우육포를 선물해주시더라. 본인이 직접 사신거라며 주셨다. 그때 그 어머님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웃으며 “식당을 갈 때마다 서비스도 많이 주셨다. 또 어떤 분은 팬이라고 하시면서 대신 계산도 해주고 가셨었다. 처음엔 제가 하는 역할 때문에 욕을 먹어도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나중엔 다 예뻐해주셔서 좋았다”고 털어놨다.

출연을 결심하게 된 부모님의 응원은 곧바로 아버지의 피드백으로 돌아왔다. “원래 저희 아버지가 표현을 잘 안 하신다”던 그는 “이번 드라마를 보시더니 ‘좀 하네?’라고 하셨다. 30부 이상 지나갔을 때쯤 말씀해주셨다. 괜찮으면 괜찮다고 칭찬도 하시더라”며 “어머니의 경우 제가 연기하다가 힘들어서 샤워하면서 혼자 운적이 있는데 그땐 별말씀 안 하시고 좋은 글귀를 직접 보내주시면서 조용히 응원해주셨다. 어머니께서 ‘힘든거 충분히 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런 메시지를 보면서 버텼다. 저도 무뚝뚝한 편이라 표현은 잘 못하지만 가방엔 항상 가족 사진을 들고 다닌다. 정말 큰 힘이 되는 것 같다”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김권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건 우연이었다. 사춘기 남학생들이 그러하듯 “격투기 선수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권은 “겉멋이었던 것 같다. 학창시절 격투기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TV를 가리키면서 ‘차라리 저런걸 해라. 이게 너한테 더 맞겠다’고 하셨다. 그게 연기였다. 그때 반 38명 중 35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안했다. 그 당시엔 집안 형편도 어려워 연기학원도 그냥 보내주시진 않았고, 제가 독기가 있는지 없는지를 테스트 해보시려고 반에서 10등 안에 들면 학원을 보내준다고 하셨다”며 “그런데 12등했다. 그래도 학원에 보내주셨다. 그땐 게임만 하고 방탕한 생활을 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연기라는 첫 꿈이 생긴 제가 기특하셨던 것 같다”고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도 언급했다.

그렇게 치기어린 시절 막연히 꿈꿨던 연기는 그의 인생에 첫 목표가 됐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2008년 단역으로 첫 매체 연기를 시작한 김권은 단편영화에서부터 틀을 다져왔다. 혼자 프로필 사진을 들고 다니며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그렇게 2011년 첫 드라마 MBC ‘나도, 꽃!’을 통해 드라마에 처음 출연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필모그라피를 탄탄히 쌓아올려왔다.

차기작 역시 오래 쉬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차기작은) 이제부터 미팅을 할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미팅하면서 휴식을 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바로 작품에 들어가고 싶다. 언제든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많지만 탐욕스럽진 않다. 배우 김권은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하나씩 찾아가려고 노력할 예정이다.

그는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결이 달랐으면 좋겠다. 김권이라는 배우의 결은 있겠지만 다양한 결을 가진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라며 “제일 중요한 건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으면 한다. 본인의 취향이라서 싫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직업이 이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제게 ‘생긴것만 봐도 별로야’라고 했던 사람이 저의 연기를 보고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가 되고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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