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北불법 경제 활동 관련 42개국에 경고...북한 압박? 중·러 견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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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7-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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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 공동으로 '북한 제재 및 조치 권고안' 성명 발표

  • 중·러 비롯해 캄보디아·베트남 등 42개국에 주의 권고

  • "비핵화 관련 북한 압박 카드...중·러 겨냥한 조치"

22일 북한 평양의 한 슈퍼마켓에 있는 음식 매장에서 점원이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연합·AP]


미국 정부가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북한의 불법 경제 활동을 도운 42개국의 명단을 발표한 뒤 제재 부과 등 처벌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북한 비핵화 관련 후속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 카드인 동시에,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국토안보부 등은 23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제재 및 집행 조치 권고'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북한 정부가 해외에 파견한 북한 노동력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불법적인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는 개인과 기관은 미국이나 유엔 당국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명에는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42개국의 이름이 담겼다. 미국 정부는 이들 국가가 직·간접적으로 북한의 불법 무역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제재 회피 전략으로는 △하청 계약을 맺은 중국 공장을 이용하거나 △북한에서 제조한 의류에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중국산)' 표기를 하고 △상품·원자재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 등을 꼽았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거래에 주의하라는 입장을 발표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월에는 선박 간 환적 행위 등 북한의 해상 거래 관련 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이번 성명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진행되고 있는 비핵화 후속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카드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기존 제재 수위를 낮추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뜻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준수한다"면서도 "다만 국제사회의 뜻을 담아 북한이 비핵화하기 전까지는 현행 제재가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러를 견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결의안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에는 '모든 국가가 원칙적으로 모든 북한 노동자를 2년 이내에 북한에 송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안을 채택할 때부터 북한 제재에 미온적이었던 중·러 양국은 최근 제재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성명에는 "중국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 수가 다른 40개 국가·지역 내 근로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는 표현이 실려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NHK는 "미국 정부는 이번 성명을 통해 제재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중·러 양국을 견제하고 유엔 결의안을 따르도록 압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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