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랩장 “택시 넘어 자율주행 시대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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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기자
입력 2018-07-1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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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보다도 복잡한 우리나라 수도권 교통상황 풀기 위해 AI 기술 등 동원”

  • “혁신 가로막는 정부 규제 문제…새로운 것 시도할 기회를 한 번쯤 줄 필요”

17일 경기 성남 분당구 알파돔타워에서 만난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랩장이 택시 승객과 기사 간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도입한 '스마트호출' 기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택시 승객과 기사 간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호출’ 기능을 지난 4월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머신러닝이 기사의 지역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분석하면서 배차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

17일 경기 성남 분당구 알파돔타워에서 만난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랩장은 미국 뉴욕 등보다도 복잡한 우리나라 수도권 교통상황 속 택시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구글 리서치에서 AI 플랫폼 등을 연구했던 유 랩장은 올 초 카카오모빌리티에 합류, AI 기술을 다양한 서비스에 녹여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 랩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여러 도전에 큰 흥미를 느껴 오게 됐다. 머신러닝 예측시스템 등 개발이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면서 “보다 안정적인 회사들도 있겠지만, 순전히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곳에 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예측모델을 넣어 효율성을 높이는 등 세부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며 “택시 배차시스템과 카카오내비 길 안내 예측 시스템 등 전반적인 머신러닝을 이용한 품질 고도화 작업을 통해 이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국내에서 18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택시는 출퇴근 및 심야 시간대에 수요와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 문제를 안고 있다. 등록된 택시는 24만대에 달하지만, 해당 시간대 운행 택시량은 급감하고 반대로 호출량은 급증하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택시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진다. 이에 따라 특정 시간에는 플랫폼 내 수요가 공급 대비 10배 가까이 벌어지는 등 배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따른 이용자의 불만도 높다.

유 랩장은 “서울 내 택시 승객의 출발지는 강남과 홍대, 이태원, 종각 등 도심에 집중되지만, 도착지는 안양과 평촌, 수지, 분당 등까지 넓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기사 입장에서는 이를 선호도에 따라 선택해 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배차가 되지 않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AI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배차 성공률을 높였고 이를 지속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단순히 출발지만 파악하는 1차원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출발지와 도착지, 교통상황, 시간 등을 고려하는 다차원 시공간 빅데이터 기술을 택시 배차 시스템 등에 활용하고 있다”며 “그 어떤 도시보다도 복잡한 우리나라 수도권 교통상황을 잘 풀어낸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택시 자체가 강제 배차가 아닌 기사에게 배차를 제안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재 시스템이 승객과 기사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빅데이터를 지속 학습하고 정제해 스마트호출 기능 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 랩장은 “지난달 18일 밤에 열린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 거리응원 이후 서울 택시 기사의 위치가 승객의 수요와 많이 달라 응원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안다”면서 “당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상황을 인지했지만, 택시 공급을 강제로 늘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어서 공지를 통해 이동을 유도하는 정도에 그쳤다”고 안타까워했다.
 

17일 경기 성남 분당구 알파돔타워에서 만난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랩장 [사진=남궁진웅 기자]


특히 유 랩장은 카카오택시 기사와 승객 모두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는 일이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버(Uber) 서비스를 보면 승객의 대기시간이 평균 10분 이상이지만, 카카오택시 승객의 경우에는 5분 안에 택시가 도착하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고 웃으면서 “택시를 요청할 때 되도록 지번 주소보다는 주변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정확한 지명을 지정한다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택시 기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도 매일 출근한 뒤 의견을 파악하고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우리만큼 택시 기사를 위해 고민하는 기업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며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임에도 수많은 혁신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동의 혁신’을 목표로 현재 카카오택시 외에도 드라이버(대리운전), 주차, 내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 랩장에게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에 관해 묻자 ‘규제’라는 하나의 대답만이 돌아왔다.

그는 “혁신을 통해 기존에 없던 것을 시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규제가 필요할지, 없어도 될지’하는 애매한 영역이 발생한다. 정부가 미국과 중국처럼 애매한 영역에 대해 기회를 주는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기존 사업자 등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는 한 번 정도 새로운 것을 시도할 기회를 주고 이후에 규제 등을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코 규제를 없애자는 주장이 아니다. 기존 규제는 그대로 가면서도 혁신적인 시도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하는데, 애초에 이를 새로운 규제로 막거나 오래된 규제를 들이미는 것이 문제”라며 “혁신이 압도적인 편리함을 가져온다면 기존 사업과도 융합하며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유 랩장은 앞으로도 지속 혁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머신러닝 기술은 엔지니어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이런 기술들을 활용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앞으로 새로 선보일 서비스도 많다”면서 “기본적으로는 택시 승차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보조수단을 내놓기 위해 준비 중으로,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대에 등장할 플랫폼 등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에 AI 기술을 녹여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서비스 중인 카카오내비에서도 단순히 경로를 안내하는 것을 넘어 미래 교통상황까지 예측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예측모델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 랩장은 “‘모두의 이동을 위한 카카오T’라는 메시지처럼 전반적으로는 우리나라 전체 이동에 관련된 모든 분야에 대한 연구와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압도적인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7일 경기 성남 분당구 알파돔타워에서 만난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랩장이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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