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공개내역 확정에도 시장은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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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5-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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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 예고된 이벤트...공개범위 안정적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시장 안정조치 공개'에 대한 발언을 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외환시장 공개내역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큰 반응이 없었다. 참가자들의 예상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6원 오른 1081.2원에 장을 마쳤다. 연간 진행 중인 1055~1085원 레인지 안에 안착했다.

이미 예견됐던 이벤트인 데다 공개 범위가 넓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외환당국의 개입 내역이 시차를 두고 발표되는 것을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로 인해 수급에 새로운 변수가 추가된 것이지 방향성을 결정할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파급 요인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내년 3월부터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고 판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내년 3월에 2018년 하반기 내역이 공개되고 12월부터는 분기 내역이 발표되는 방식이다. ​외화 순거래내역만 공개하고 구체적인 매수·매도액은 공개하지 않는다. 

외환당국은 지금까지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기본 원칙으로 내세웠다.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정해지도록 맡기되, 시세가 급변할 때만 미세하게 개입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문제 삼으며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에 포함시킬지 저울질 해왔다.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는 전반적인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외환시장 개입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로써 미국이 지적해온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논란은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환시 관계자는 "이번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는 국제사회의 요청에 부응한 결과이므로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정책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추가적인 공개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투명성은 높아졌지만 당국의 개입 여지가 줄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급격한 등락에도 당국이 손을 쓰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환율 정책 방향이 투기 세력에 읽힐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국이 달러를 사고 판 금액이 순매수로 나오면 달러 매입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이는 당국이 환율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개입내역 공개를 이용한 투기거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투기에 의한 과도한 쏠림현상 발생 시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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