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최저임금 인상 따른 ‘납품단가 인상’ 요청에도 꿈쩍 않는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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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 기자
입력 2018-04-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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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계의 ‘납품단가 인상’ 요구를, 대기업이 여전히 반영해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지난해보다도 납품단가가 인상된 중소업체는 줄어들었다는 조사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제조업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료비, 노무비, 경비 상승에도 불구 각 항목별 납품단가가 인상됐다고 응답한 업체는 각각 16.3%, 13.1%, 9.5%로, 지난해보다 2.8%~11.9%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23.0%, 25.0%, 12.3% 인상된 것보다 줄어든 것으로 중소제조업체가 느끼는 원가부담은 반대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선박부품업체 A사 관계자는 “거래처가 최저가를 써낸 업체 1위부터 3위까지 물량을 주겠다고 해서 3곳을 선정한 후 모든 업체에게 동일하게 최저가를 적용한다”며 “이럴 경우 인건비를 맞추기 힘든 상황도 발생하는데,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두 차례나 20~30% 낮은 단가로 납품한 적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제조원가 중 재료비, 노무비, 경비 비중은 각각 56.6%, 27.0%, 16.5%이었고, ‘섬유‧의류(33.2%)’, ‘조선(30.2%)’ 업종의 노무비 비중이 타 업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사업자로부터 부당한 단가인하를 경험한 업체는 지난해 14.3%보다 소폭 감소한 12.1%로 조사됐다. 하지만, ‘섬유‧의류’ 업종의 경우 평균보다 약 2배 높은 21.6%로 나타나 납품단가 관련 불공정행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사업자가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방법은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 유도(34.4%)’와 ‘추가 발주를 전제로 단가를 인하(23.0%)’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한 중소제조업체 10곳 중 7곳이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원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들 업체 중 제조원가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공정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37.2%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다.

응답업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인상이 납품단가에 공정하게 반영되기 위해서는 ‘원사업자의 자발적 인식변화를 통한 공정원가 인정문화 확산(48.4%)’이 가장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공정한 납품단가를 인정하는 공정거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정부는 불공정행위가 빈번한 업종과 노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한 납품단가 반영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본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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