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 “잘가요 나의 우상 두쿠르스, 이제 황제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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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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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윤성빈이 질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곁에서 늘 도움을 주시는 이용 감독님께 감사하다. 그리고 라트비아의 마르틴스 두쿠르스. 그는 내가 존경하는 인물이자 경쟁자다.”

두쿠르스는 윤성빈에게 우상이자 살아 있는 교과서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지만 해도 윤성빈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물론 농구를 할 때는 평범하지 않았다. 남다른 허벅지로 점프해 림을 잡았던 윤성빈은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었다. 당시 서울 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이사였던 김영태 체육 교사는 이를 보고 윤성빈에게 스켈레톤을 추천했다. “자네 스켈레톤 한 번 해보지 않겠나?”

그렇게 만화처럼 운명처럼 윤성빈의 인생이 바꿨다. 마치 일본 만화 슬램덩크에서 농구를 하나도 몰랐던 주인공 강백호처럼 윤성빈도 처음에는 스켈레톤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강백호와 마찬가지로 그도 천재였다. 입문한지 3개월 만에 국가대표에 발탁된 윤성빈은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두쿠르스를 보면서 스켈레톤에 대한 꿈을 키웠고, 5년 만에 세계랭킹 1위가 됐다.

윤성빈은 지난 1월20일 최종 확정된 2017-18시즌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경기연맹(IBSF) 월드컵 순위에서 세계 1위(랭킹 포인트 1545점)에 올랐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며 ‘스켈레톤의 황제’로 불리던 두쿠르스(랭킹 4위•1440점)를 따돌렸다. 8차까지 이어진 월드컵에서 마지막 대회를 건너뛰고도 윤성빈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하며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영원한 황제는 없었다. 이제는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윤성빈이다. 빠른 출발 속도에다 특유의 주행 능력까지 갖췄다. 윤성빈이 코스를 가리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다. 

2015-16 스켈레톤 경기연맹 월드컵 7차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땄던 윤성빈은 또 한 번 ‘최초의 영광’을 준비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딴다면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최초가 된다. 지금은 은퇴한 골프 박세리, 피겨스케이팅 김연아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는 그의 스켈레톤을 보고 ‘윤성빈 키즈’를 꿈꿀 것이다. 윤성빈은 “스켈레톤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조금씩 이뤄나가고 있다.

특유의 담대함과 성실함을 갖고 있는 윤성빈은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를 모두 마쳤다. 8차 월드컵을 앞두고 평창 올림픽 준비를 위해 조기 귀국을 선택한 윤성빈은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1월부터 약 400회의 홈 트랙 주행을 마쳤다. 몸이 평창 슬라이딩센터를 가족이 있는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설날인 오는 16일 윤성빈은 스켈레톤 메달 결정전(3·4차 주행)에 나선다. 윤성빈은 자신을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금(金)세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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