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협 앞둔 기업들, "중국의 한국 기업 베끼기 근절 약속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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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8-01-2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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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협력 시 기술·자본 공동투자 이면에 기업 핵심자산인 상표권 등 지식재산 보호대책 마련돼야

  • 최근 중국 내 무단도용된 이화수 브랜드 정부 지원 통해 상표권 방어에 성공해

한중 경제협력을 통한 기술·자본 등 공동투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핵심자산인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중국의 무단 기술 복제 및 유용, 상품권 도용 등 한국 기업 베끼기가 끊이질 않아 중국 정부의 지식재산 보호에 대한 확약 없이는 중국 진출로 오히려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특허청 및 중국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한국 기업의 위조상품 판매게시물 2만302개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에게 브랜드를 도용해 일명 '짝퉁 제품'이 그동안 팔려나갔다는 얘기다.

여기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찬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2017년 업종별 중국의 상표권 무단 도용 건수는 모두 1638건이며 피해액만 하더라도 172억여원 규모에 달한다. 업종별로 화장품 203건, 식품 342건, 의류 174건, 프랜차이즈 426건, 기타 493건 등이다. 

국내 유명 빙수 프랜차이즈 업체인 설빙은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상표를 출원하려 했으나, 중국 업체는 설빙과 동일한 한글 명칭에 글자체까지 거의 비슷한 상표를 이미 출원한 상태였다. 이외에도 굽네치킨, 김밥천국 및 화장품 네이처리퍼블릭 등 한국 상표가 중국에서 선점, 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서 상표권 무단도용이 끊이질 않는데는 중국 내 한국 상표 전문브로커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k-pop을 비롯해 인기예능, 드라마 등을 표절해 제작방송하는 일도 반복된다.  '무한도전', '1박2일', '삼시세끼',' 너의 목소리가 보여', '윤식당' 등 저작권 협의없이 표절중인 프로그램도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나마 최근들어 국내 상표권 도용 침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일부 업체들의 상표권을 방어하는 사례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요식업 기업인 (주)에브릿이 최근 중국 내 무단 도용된 상표권을 지켜내며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어서다. (주)에브릿은 현재 이화수, 소담애, 어명이요, 이화갈비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중국 진출을 하려고 했던 (주)에브릿의 이화수 브랜드는 한중 동시방영 드라마 협찬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중국 내 이화수 상표 출원에 앞서, 상표브로커가 동일한 상표를 선점해 중국 진출에 애를 먹었다.

이후 (주)에브릿은 정부 지원 등을 통해 2016년 12월 이의신청을 접수하고 1년 간의 공방 끝에 상표권 도용을 막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기업의 중국 내 상표 도용 문제가 정부 지원을 통해 부분적으로 해결되고 있는 추세다.

그렇더라도 국내 기업들은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 이면에 중국의 무단 베끼기에 상당부분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한 기업의 대표는 "중국 진출을 통해 한국 브랜드 효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서지만 워낙 실패한 사례가 많다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나선다지만 실제 기업들이 가려운 부분에서 정부가 상표권 등 지식재산 문제 해결과 관련 중국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중 경제협력을 통해 한국 경제의 이득이 클 것이라는 장밋빛 희망도 좋지만 다음달 2일 열리는 한중경제장관회의에서 공동투자 등 굵직한 사안 협의와 병행해 실질적인 기업 보호에 대한 대안 마련도 요구되는 분위기다.

정부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도 최근들어서 무단 도용에 대해서는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긴 하다"며 "향후 중국 정부 역시 상표권 등록 등 지식재산에 대한 문제 해결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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