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순환출자 ‘제로’ ㊤] ‘거미줄 지배구조’ 실타래 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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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8-01-08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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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자의 난’ 기점 신동빈 회장 ‘투명경영’ 선언…검찰수사로 ‘호텔롯데 상장 철회’ 등 위기도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새로운 롯데심볼이 찍힌 롯데지주 깃발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2017. 10. 12[사진=롯데지주 제공]


재계 5위 롯데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 제로(0) 상태로 만들었다. 롯데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 투자사업 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시키는 합병 및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주주총회 승인시 분할합병 기일은 4월 1일이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은 주총 이후부터 3월 19일까지다.

이들 6개 비상장사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지난 10월 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이로써 신동빈 롯데 회장은 2015년 8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대국민선언을 한지 2년5개월 만에 약속을 지키게 됐다.

하지만 롯데의 이러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사실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이뤄낸 성과다. 2014년 6월까지만 해도 롯데는 75만여개 달하는 순환출자로, 꼬인 실타래를 방불케하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진 ‘불투명 재벌’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이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계열사별 전문경영인(CEO)에게 경영의 전권을 주지 않고, 사실상 그룹의 모든 사안을 통솔하면서 가족경영을 공고히 한 문어발식 경영의 폐단 때문이다.

[사진=SK증권 제공]


그러다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불린 2015년 7월 신동빈-신동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에 기폭제가 됐다. 당시 국내 여론은 롯데를 향해 ‘사실상 일본 기업’ ‘거미줄 같은 지배구조’로 인해 눈뜨고 보기 민망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것이란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같은 해 8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표 대결에서 승리한 신동빈 회장은 즉각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호텔롯데상장’과 ‘지주회사 설립’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순환출자 해소를 공언했다.

그러나 시련은 또 닥쳤다. 2016년 5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에 의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압수수색이 전격 이뤄졌다. 이후 ‘신격호 개인금고 발견’ 등을 기점으로 롯데그룹의 비자금과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전방위 검찰 수사가 이어졌다.

결국 롯데는 그해 6월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인 ‘호텔롯데의 상장 철회’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선 호텔롯데가 4조6419억원에서 5조7426억원 규모를 공모해 IPO시장 ‘최대 대어’로 꼽혔다. 이는 삼성생명이 지난 2010년 IPO 때 세운 역대 최대 공모액 기록 4조8881억원을 가뿐히 뛰어넘는 것이어서 일반 투자자의 관심도 달아 올랐었던 터라, 상장 철회에 따른 롯데의 실망감은 컸다.

그럼에도 검찰 수사로 한때 구속 위기까지 갔던 신 회장은 불구속 수사로 자유의 몸이 되자, 한층 투명 경영에 속도를 냈다. 그해 10월에 또 한 번 대국민사과를 하고 롯데그룹 혁신안을 발표, 지주회사 설립부터 속도를 냈다.

이후 창립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 신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황각규 사장이 공동대표로 나서 지배구조 개선의 정점을 찍었다. 향후 롯데는 롯데지주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개편을 지속 추진하고 궁극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 경영 투명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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