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내년 법정 최고금리 낮아져도 300만명 이상 고금리 굴레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낮아져도 300만 명이 넘는 채무자들은 여전히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가 보유한 연이율 24% 이상 대출채권은 약 15조9986억원 규모다. 채무자는 308만2376명이다. 대부업체 상위 20개사 및 상호금융·카드·캐피탈사·저축은행 기준이다.

현재 연 27.9%인 법정 최고금리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24%로 인하된다. 내년 1월 이후 체결되는 대출 계약이나 재계약, 대환, 만기 연장 등에 효력이 있는 것이다. 그 전에 체결된 계약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상당수의 채무자가 고금리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효과를 무력화하는 고금리는 장기대출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의 채무자들 가운데 약정 기간이 3년 이하는 약 40.2%, 3년 초과 5년 이하는 59.2%로 집계됐다.

예컨대 올해 연 이자율 27.9%, 만기 5년을 조건으로 대출 계약을 하면 내년에 법정 이자율이 24%로 낮아지더라도 법정 이자보다 높은 이자를 5년간 내야한다.

법정 최고금리를 점차 낮추는 정책을 피하기 위해 대출업자 등이 일부러 장기 계약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윤경 의원은 "대부업체 등이 금리가 장기적으로 낮아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만기를 길게 계약해 법정 이자율을 크게 웃도는 채권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고금리 대출은 장기 대출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