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갈등에 터키 자산 직격탄..리라ㆍ주식ㆍ채권 일제히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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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10-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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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AP/연합]


미국과 터키가 쌍방 비자발급을 중단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랭하면서 터키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터키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9일(현지시간) 터키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고 주식과 채권 가격도 일제히 떨어졌다.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라화 가치는 9일 장중 미국 달러 대비 6.6%나 추락하면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후 낙폭을 다소 만회했지만 여전히 지난주에 비해 3%가량 하락한 달러당 3.71리라를 가리키고 있다.

터키 증시의 벤치마크지수인 보르사 이스탄불 100지수도 9일 3%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비자 발급 중단에 미국 방문객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터키항공의 주가는 8%나 폭락했다.

터키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0.245%포인트나 오르면서 11.05%까지 뛰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이후 일일 최고 상승폭이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로드리고 캐트릴 국립호주은행(NAB) 전략가는 CNN에 “이 같은 급락세는 거래량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쿠데타 이후 예민해진 에르도안 정부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하는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과 반대파 숙청, 내부 단속 등의 정치적 목적에만 매달리면서 외교관계를 희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방 동맹국에 적대적인  에르도안의 정책은 강경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날 금융시장의 동요에서 확인할 수 있듯 경제에는 상당한 리스크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주 터키 당국이 이스탄불 주재 미 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을 귈렌 관련 단체와 연계했다는 혐의로 체포하면서 갈등이 번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8일 앙카라 주재 미국 대사관이 터키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몇 시간 만에 워싱턴 주재 터키 대사관이 똑같은 조치로 맞대응하면서 양국 관계는 전례 없는 영역에 들어섰다. 

9일에는 존 배스 앙카라 주재 미 대사가 국무부의 영상 성명을 통해 “이번 체포는 터키 일부 관리들의 목표가 터키와 미국의 오랜 협력 관계를 망가뜨리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비자 발급 중단이 얼마나 계속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비자발급 중단 조치에 대해 “상호주의 원칙에 따를 것"이라면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또한 터키 외교부는 미국 대사대리를 초치해 “미국이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고 희생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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