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최측근' 선전전문가 vs '리틀 후진타오' 정통엘리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아주차이나 황현철 기자
입력 2017-09-16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천 서기, 저장성서 시진핑과 인연··· 쑨정차이 낙마 후 '포스트 시진핑' 급부상

  • 후 서기, 공청단 출신의 화려한 공직 경력···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강력한 후원자

[그래픽=임이슬 기자]


다음달 1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는 1주일간 열린 관례를 따르면 24일 폐막하고, 25일에 최고 지도부인 제 19기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을 선출한다.
 
유임이 확정적인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와 리커창(李克強) 총리를 제외한 최대 이슈는 상무위원이 누구이고 서열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이다. 새로 선출되는 상무위원들은 기자회견을 갖는데 권력 서열 순으로 입장한다.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가 상무위원에 진입하면 10년 전 17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중앙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을 거치지 않고 상무위원으로 직행한 상황의 재연이다.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는 5년 전부터 이미 정치국 위원이었다.
 
50대인 천·후 서기가 나란히 상무위원에 오르면 2022년 이후에도 상무위원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두 사람의 상무위원 진입 여부와 서열 순서가 관심을 끄는 것이다.
 
◆‘선전전문가’ 천민얼

저장(浙江)성 주지(諸暨)시 출신인 천 서기는 사오싱사범전문학교(紹興師範專科學校)에서 중국어를 전공했고, 2012년 구이저우성 서기 부임 전까지 줄곧 저장성에서 공직 경력 대부분을 선전부에서 쌓았다.
 
2002년 시 주석이 저장성 부서기 겸 성장으로 부임할 때 천 서기는 저장성 선전부 부장을 맡고 있었다. 천 서기는 2007년 시주석이 저장성을 떠나기 전까지 선전부 부장으로 시 주석을 가까이서 도왔다.
 
천 서기는 2012년 구이저우성 부서기로 발령된다. 구이저우성은 중국 서부 지역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이다. 천 서기는 구이저우성 재임 기간 중 좋은 실적을 쌓으며 시 주석의 신임을 얻었다. 특히 빅데이터 산업을 집중 육성해 퀄컴, 아마존, 바이두(百度), 애플 등 국내외 유수 기업의 데이터센터 설립을 이끌고, 낙후된 구이저우성 경제를 발전시켜 나갔다.

지난 6일 신화사(新華社)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구이저우성의 GDP는 10.4% 증가해 GDP 증가속도가 26분기 연속 전국 3위 안에 들었다.
 
이러한 경험과 실적을 통해 천 서기는 쑨정차이(孫政才) 서기의 낙마와 동시에 충칭시 서기로 승격됐다. 4대 직할시인 △베이징 △톈진(天津) △상하이(上海) △충칭과 광둥성 서기는 지역이 갖는 특수성과 중요성으로 중앙지도자 대우를 받는다.

중국의 중앙지도자는 정국급(正國級) 상무위원 7명을 비롯해 부국급(副國級) 고위 관료를 포함한 70여명을 말한다. 충칭시 서기는 부국급 고위 관료로 구이저우 성 서기 정성부급(正省部級)보다 높은 자리다. 현재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인 천 서기는 4대 직할시 서기는 정치국 위원을 겸하는 관례에 따라 제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 승진이 내정돼 있다. 
 
◆'후진타오의 남자' 후춘화
 
정통 엘리트 코스만을 걸어온 후 서기는 후베이(湖北)성 우펑(五峰)출신으로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했다. 1983년 공청단 시짱(西藏)자치구조직부 간부를 시작으로 2006년까지 줄곧 시짱에서 실력을 키워왔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과의 인연은 공청단에서도 있었지만, 1988년 후 전 주석이 시짱자치구 서기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두 사람의 경력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중국 최고 명문대를 졸업한 공청단 출신, 시짱자치구 경력 등을 보면 왜 후 서기가 ‘리틀 후진타오’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후 서기는 상무위원으로 진입하는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6~2008년 차세대 지도자의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를 맡았다. 과거 후야오방(胡耀邦) 전 주석, 후진타오 전 주석, 리커창(李克強) 총리 등이 거쳐 간 자리다.
 
또 리창춘(李長春) 전 상무위원, 장더장(張德江) 현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汪洋) 현 국무원 부총리에 이어 상무위원 진입 통로인 광둥성 서기를 역임하고 있다.
 
후 서기는 2012년 18차 당대회를 통해 차기 지도자 후보군에 들어가면서 실적을 쌓아왔고 후 전 주석의 강력한 후원을 등에 업고 있다.

천 서기는 충칭시 서기 부임으로 명실상부한 중앙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부임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천 서기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상무위원에 진입한다면 과거 시 주석과 리 총리를 잇는 초고속 승진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경쟁자인 후 서기보다 먼저 등장한다면 '포스트 시진핑'으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된다.

공직 경력 스팩은 후 서기가 천 서기를 압도하는 형국이다. 그러나 최근 아사히신문은 친이즈(秦宜智)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가 좌천에 해당하는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 간부로 임명될 예정이라 보도하며 중국의 3대 권력 파벌인 공청단의 몰락을 예고한 바 있다. 후 전 주석과 후 서기 모두 공청단을 정치기반으로 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