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계도 'FTA 재협상' 아닌 '개정' 목소리…경제학자 15명 트럼프에 공개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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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7-07-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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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산 철강 안보영향 조사 반대

[김효곤 기자]

노승길 기자 =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보호무역 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정부 및 관련 학계에 따르면, 미국측은 공동위 개최를 요구하는 서한에서 '재협상(renegotiation)' 대신 '개정(amendment)'과 '수정(modific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우리 정부는 전면 재협상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에 대래 "끔찍한 거래"라며 한국과 재협상(renegotiating)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혀 협정 일부가 아닌 전면 개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내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점이다.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역대 미국 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15명의 저명한 경제학자가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산 철강의 안보영향 조사'에 반대한다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철강조사에 따른 보호무역 조치가 미국에 큰 경제·외교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등 수입 태양광전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세이프가드 조사가 "태양광산업 전체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SEIA는 ITC에 보낸 공개 서신에서 "관세 등 무역장벽은 수입산 태양광전지로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미국 업체의 비용을 높이는 등 태양광 산업 종사자 26만명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미 곡물협회 칩 카운셀 회장도 농업 전문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 농산물의 5번째 수입국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미국 농가와 농업 관련 기업은 한미FTA 발효 이후, 상호 호혜적인 무역협정의 가치를 평가해 왔다"고 말했다.

미 곡물협회가 한미FTA 개정 자체를 반대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한미FTA의 순기능을 높이 평가한 점에 비춰 협정 폐기를 바라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미 재계를 대변하는 상공회의소의 마이론 브릴리언트 부회장도 지난달 27일 한미FTA를 폐기하는 것은 "성급한 실수(rash mistake)"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도 미국의 공동위 개최 요구는 재협상이 아니라고 분석하며 우리 정부 설명에 힘을 실었다.

미 통상전문 매체인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즈'(Inside U.S. Trade's)는 "미 의회와 관련 업계는 트럼프 정부가 한국을 화나게 할 수 있는 한미FTA의 완전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을 우려했다"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에 공식으로 전달한 서한의 표현이 이들을 진정시켰다"고 전했다.

또 "재협상이라는 단어는 한국에 '독(毒·toxic)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USTR이 당초 계획과 달리 '재협상' 표현을 서한에 담지 않은 것은 한국 정부의 반발을 우려하는 의회의 담당 상임위원회인 하원 세입위와 상원 재무위와 부딪히는 것을 의식했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우리 정부도 미국이 협정 폐기 등 무리한 요구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은 "한미FTA는 미국 업계에 굉장히 중요한 협정"이라며 "한미FTA를 하루아침에 폐기하면 미국 업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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