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웜비어 유족에 조전 "인권 존중 않는 북한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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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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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돼 귀국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가 1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아들이 '오랜 기간 북한에서 가혹한 처우를 받은 데' 분노한다면서, 아들이 북한에서 '전범'으로 억류돼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북한에 17개월이나 억류됐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온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22)가 송환 엿새 만인 19일 사망했다.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시 북한을  "잔혹한 정권(brutal regime )"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내 대북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웜비어 가족에게 조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조전에서 "웜비어씨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가족과 친지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북한이 인류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밝혔다고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CN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거주하고 있는 웜비어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들 오토 웜비어가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완전히 끝냈다"면서 웜비어의 사망을 공식화했다. 가족들은 또 "북한의 손아귀에서 우리 아들이 받았던 끔찍한 고문이 결국 이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면서 북한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지난 13일 북한에서 풀려나 미국으로 송환된 웜비어는 심각한 뇌 손상으로 장기간 혼수상태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부는 그가 지난해 재판을 받은 뒤 식중독으로 일어나는 '보툴리누스 중독증' 증세를 보였으며,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의료진은 웜비어가 보톨리누스 중독증을 앓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CNN은 전했다.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북한의 평양을 방문했다. 그러나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 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웜비워 송환을 위한 작전에 돌입했으며, 결국 4개월 뒤에 웜비어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웜비어는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였다. 질병 때문이라는 북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는 웜비어가 고문을 당해 이 같은 상태에 이르렀다는 의혹이 커졌다. 여기에 송환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미국 내 대북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웜비어의 사망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정·관계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도 일제히 애도를 표하면서 북한 당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의 사망을 보고받은 직후 공식 성명을 내 "북한에 의한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면서, 오토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사실만을 간단히 말해보자. 미국 시민인 오토 웜비어는 김정은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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